'대이변' 전북, 서울 제치고 2036 하계올림픽 국내 후보도시…49-11 압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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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한국체육사에 깜짝 이변이 일어났다.
2036년 하계올림픽 유치 도전 국내 후보도시 선정 투표에서 전라북도가 서울특별시에 압승을 거둔 것이다.
전북은 28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파크텔에서 열린 대한체육회 2025년도 정기 대의원총회에서 진행된 2036 올림픽 유치 국내 후보지 선정 투표에서 총 61표 중 49표를 얻어 서울(11표)을 꺾었다. 무효표는 1표였다.
전북의 승리도 놀랄 만한 일인데 압도적인 표 차로 이겨 더욱 이변이 됐다.
이로써 전북은 1988년 서울 올림픽 이후 우리나라에서 48년 만의 하계 올림픽을 열기 위한 도전에 나서게 됐다.
한국은 지난 2032년 하계올림픽 유치전에서 서울과 평양이 공동 개최하는 방안을 갖고 뛰어들었으나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호주 브리즈번을 우선 협상도시로 선정하면서 뜻을 이루지 못했다.

2036년 올림픽 유치 경쟁에선 전라북도라는 새로운 지방자치단체가 한국을 대표하게 됐다.
이날 투표에 앞서 현장에선 오세훈 서울시장과 김관영 전북지사가 직접 발표자로 나서서 각각 45분간 프레젠테이션(PT)을 진행했다. 각 후보지의 PT 이후엔 15분씩 질의응답도 이어졌다.
이어 평가위원회의 조사 결과 보고 후 대의원들이 무기명 비밀투표를 통해 한 곳의 후보지를 정했다.
전라북도는 최근 올림픽 유치 도시들의 콘셉트인 '지방 도시 연대'를 통한 국가 균형 발전 실현에 초점을 맞춰 표심을 끌었다.올림픽을 유치하면 육상 경기를 대구스타디움에서 개최하고, 광주(국제양궁장·남부대 시립국제수영장), 충남 홍성(충남 국제테니스장), 충북 청주(청주다목적실내체육관), 전남 고흥(남열해돋이해수욕장) 등에서 분산 개최한다는 계획이다.
이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지향하는 인접 도시 연대를 통한 비용 절감 요구에 부합하고, 수도권에 집중된 인프라·경제력의 분산으로 균형 발전에 새로운 모델을 제시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실제로 이날 김관영 지사가 PT를 할 때 영상에선 홍준표 대구시장이 깜짝 등장해 육상 경기가 대구에서 열리기 때문에 영호남 화합에 기여한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무엇보다 전라북도는 김관영 전북지사와 정강선 전북체육회장을 중심으로 투표권을 가진 올림픽 37개 종목 대의원을 접촉해 개최 당위성을 호소했다.
김관영 지사는 PT에서 "우리나라 전국단위 스포츠 경기의 88.5%가 수도권 외의 지역에서 열리고 있다. 호주가 세 차례 올림픽을 개최하면서 멜버른, 시드니, 브리즈번으로 옮겨가면서 한 것도 나라의 균형 발전을 꾀한 것"이라고 지지를 호소했다.
서울은 1988년 서울 올림픽을 성공적으로 개최한 경험과 스포츠 시설은 물론 교통·숙박 등 모든 인프라가 잘 갖춰진 경쟁력을 부각했으나 전북에 예상 밖의 큰 표 차로 밀렸다.
투표 결과 발표 이후 대한체육회와 유치신청 도시 협약서를 체결한 전북은 이제 다른 국가의 도전 도시와 본격적인 경쟁에 뛰어든다.
2036년 하계 올림픽에 인도네시아(누산타라), 튀르키예(이스탄불), 인도(도시 미정), 칠레(산티아고) 등이 유치 의사를 드러냈다.
여기에 카타르 도하도 잠재적인 경쟁 후보 도시로 꼽힌다.

그러나 전라북도와 도체육회 등에 따르면 2036년 올림픽 유치전은 결국 아시아권 국가끼리의 경쟁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대륙별 순회 개최 전례에 따라 2036년 올림픽은 아시아에서 열릴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올림픽은 2020년 일본 도쿄에서 열린 뒤 2024년 유럽(프랑스 파리)에서 개최됐다. 2028년엔 북아메리카(미국 LA), 2032년엔 오세아니아(호주 브리즈번)에서 펼쳐진다.
아프리카 대륙에서 올림픽을 유치한 전례가 없다는 점을 볼 때 2036년은 다시 아시아로 돌아올 가능성이 적지 않다.
아시아 국가 중에선 인도와 카타르가 가장 적극적으로 유치를 희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2036년 올림픽 개최 도시는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 임기가 6월 종료된 후 새 위원장을 비롯한 집행부가 출범한 후 논의될 것으로 관측된다.

과거 올림픽 개최지는 7년 전 총회에서 결정했으나 IOC는 이 방식에서 벗어나 사실상 상시 협상 체제를 도입했다.
다음 달 차기 위원장 선거와 6월 취임을 앞둔 IOC는 2036년 개최지 선정이 올해 이후 이뤄질 거로 예상된다는 정도로만 계획을 밝히고 있다.
김관영 전북도지사는 국내 후보 도시 선정 직후 "역사상 가장 경제적인 올림픽, 문화 올림픽, 환경친화적 올림픽을 치르고, 지방 도시 간 연대를 통해 화합을 이뤄내겠다는 전략이 주효했던 것 같다"며 "전북의 꿈에 동참해준 연대 도시에 진심으로 감사의 말을 전한다. 이제부터 진짜다. 최종 유치를 향한 도전의 길에 힘차게 나서겠다"고 다짐했다.
정 회장은 "자신이 있었지만, 투표 결과는 예측할 수 없기에 긴장을 많이 했다"면서 "대한체육회 대의원들이 국가균형발전 차원에서라도 전북을 포함한 비수도권에 기회를 준 것 같다"고 기뻐했다.
서울특별시는 "전북의 유치 도시 선정을 진심으로 축하하며 서울도 끝까지 함께 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전북이 앞으로 IOC에서 2036년 올림픽 개최지로 확정될 수 있도록 서울은 지금까지 쌓아온 IOC 접촉 채널과 네트워크를 통해 최선을 다해 돕겠다"고 약속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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