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럴 수가' 사사키보다 김혜성이 더 화제라니… 마이너행 결정된 것 없다, 단장은 "기대가 크다" 강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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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메이저리그 투수 적응은 물론 바뀐 타격폼에 적응해야 하는 김혜성은 이중고 속에 시범경기 타율이 1할 밑으로 떨어진 상태다. ⓒ연합뉴스/AP통신
▲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을 비롯한 다저스 코칭스태프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김혜성의 스윙 메커니즘 조정은 필요하다고 보고 있으며, 김혜성도 빠른 적응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연합뉴스/AP통신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2024-2025 메이저리그 이적시장의 최대 화두는 사사키 로키(24·LA 다저스)의 행선지 결정이었다. 만 25세 이하 선수로 국제 아마추어 계약 대상자였던 사사키는 이론적으로 메이저리그 30개 팀이 모두 달려들 수 있는 선수였다. 국제 아마추어 선수 영입 보너스풀 내에서 영입을 해야 하는데 이 금액은 30개 구단마다 그렇게 큰 차이가 없었기 때문이다.

한 달의 시간 동안 메이저리그 구단들의 애를 타게 한 사사키는 결국 LA 다저스와 계약하며 '로키쇼'의 종지부를 찍었다. 계약 당시에도 화제였고, 스프링트레이닝이 시작된 지금도 구름과 같은 취재진과 팬들을 몰고 다닌다. 시속 100마일(약 161㎞)을 던질 수 있는 능력에 메이저리그 최고 구종이 될 것이라 예상되는 스플리터의 조합을 확인하기 위한 발걸음이 끊이지 않는다. 데뷔전 시점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으나 3월 18일과 19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리는 '도쿄시리즈'(스포티비 중계) 2차전에 출전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그런데 일본행 비행기를 타기 2주도 남지 않은 시점에서 다저스 최고 이슈가 사사키에서 김혜성(26·LA 다저스)으로 바뀌는 분위기다. 올 시즌을 앞두고 메이저리그 도전을 선언, 다저스와 3년 보장 1250만 달러, 3+2년 최대 2200만 달러에 계약한 김혜성은 스프링트레이닝 초반 수비력과 동료들과 융화가 큰 관심을 모으더니 이제는 다저스 개막 로스터의 면면을 결정할 마지막 카드로 지목되는 분위기다. 올해 오프시즌 다저스의 영입에서 가장 돈을 적게 쓴 축에 속하는 김혜성이 스프링트레이닝의 스타로 떠오른 것이다.

김혜성이 로스터에 포함되느냐, 그렇지 않느냐에 따라 다저스의 개막 로스터와 개막 주전 라인업은 상당 부분 바뀔 수 있다. 김혜성은 다저스의 40인 로스터에는 포함되어 있지만 계약 내내 마이너리그 거부권은 없다. 구단이 마이너리그에 가라면 어쩔 수 없이 가야 하는 신세다. 지난해 팀의 주전 2루수로 활약했던 개빈 럭스(신시내티)가 트레이드된 상황에서 김혜성은 주전 2루수, 내·외야 슈퍼 유틸리티, 그리고 마이너리그 개막까지 많은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만약 김혜성이 개막 로스터에 승선한다면 주전 2루수로 뛸 수 있는 여지가 있다. 반대로 탈락한다면 다저스도 로스터 조합이 바뀔 수 있다. 앤디 파헤스나 제임스 아웃맨과 같은 전문 2루수를 로스터에 넣고, 주전 중견수로 거론되는 토미 에드먼을 2루로 복귀시켜 활용할 수 있다. 에드먼은 내·외야 모두 소화가 가능한 유틸리티 플레이어고, 다저스는 그런 슈퍼 유틸리티가 두 명(엔리케 에르난데스·크리스 테일러)이나 더 있다. 김혜성의 개막 로스터 승선을 장담할 수 없는 이유이자, 현지 언론에서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는 이유다.
실제 매일 김혜성에 대한 질문이 쏟아지고 있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MLB.com)의 또한 27일(한국시간) 다저스 스프링트레이닝의 화두 세 가지를 뽑으면서 사사키의 데뷔 시점보다 김혜성의 로스터 포함 여부를 가장 먼저 다뤘다. 사사키보다 더 화제가 되고 있다는 의미다.

MLB.com은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은 김혜성이 메이저리그에 계속 적응하면서 마이너리그에서 시즌을 시작할 가능성을 열어뒀다"면서 "수요일까지 캑터스리그(메이저리그 시범경기)에서 12타수 1안타를 기록 중인 김혜성은 일요일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의 경기에서 내야 안타 1개를 기록했을 뿐이다. 그는 다저스에서 스윙을 조정하고 있으며, 원하는 성적을 거두는 데 시간이 좀 걸릴 수 있다"고 흥미를 자아냈다.

MLB.com은 "김혜성이 개막전 로스터에 들지 못하면, 2021년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에서 골드글러브를 수상한 토미 에드먼은 2루수로 더 많은 시간을 보낼 가능성이 높다. 그렇다면 앤디 파헤스나 제임스 아웃맨이 다저스와 함께 중견수로 뛸 수 있는 문이 열린다"면서 "다저스는 젊은 시절 경험이 있는 2루수와 KBO리그에서 뛴 적은 없는 중견수 모두에서 김혜성의 수비에 큰 기대를 걸고 있습니다. 다만 그가 글러브를 최대한 활용할 수 있을 만큼 타격할 수 있는지 확인하고 싶을 뿐"이라고 역시 타격을 마지막 관건으로 뽑았다.

▲ 김혜성의 로스터 포함 여부는 다저스의 주전 라인업 결정에도 상당한 영향을 주기 때문에 현지 언론에서는 더 큰 화제를 모으고 있다 ⓒ연합뉴스/AP통신
▲ 브랜든 곰스 다저스 단장은 김혜성에 대해 "우리는 그를 테이블에 올린 것에 대해 기대가 크다. 에너지와 수비력이 정말 인상적이었다. 그리고 워크에식도 뛰어나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연합뉴스/AP통신


실제 김혜성은 28일까지 시범경기 5경기에 나갔으나 원하는 타격 성적을 내지는 못하고 있다. 김혜성은 5경기에서 타율 0.083(12타수 1안타), 2볼넷, 5삼진, OPS(출루율+장타율) 0.297에 머물고 있다. 안타 하나는 내야 안타였다. KBO리그보다 훨씬 더 수준이 높은 메이저리그 투수들의 공에 적응하고 공략하는 것도 바쁜데, 심지어 다저스는 현재 김혜성의 타격폼도 조정 중이다. 현재 타격 메커니즘으로는 메이저리그 투수들의 공에 적응하기 어렵다는 판단을 일찌감치 내리고 스프링트레이닝 시작부터 타격폼을 조정하고 있다. 김혜성으로서는 이중고라고 할 만하다. 김혜성은 "4년 만에 타격폼을 완전히 바꾼다"는 말로 난이도가 만만치 않음을 시사했다.

다저스는 김혜성과 최소 3년, 최대 5년을 같이 해야 하는 만큼 김혜성을 장기적인 관점에서 바라보고 있다. 어차피 당장은 김혜성을 대체할 선수가 있다. 크리스 테일러나 엔리케 에르난데스와 같은 선수들은 내·외야를 모두 볼 수 있고 또한 메이저리그 경험이 훨씬 많다. 다저스는 올해로 팀과 계약이 끝나는 두 선수의 후계자로 김혜성을 낙점한 상황이다. 빨리 메이저리그 무대에 적응하고 싶은 선수의 마음과 달리, 다저스는 당장 김혜성이 없어도 전력에 그렇게 큰 타격은 없다. 오히려 한 번 제대로 고쳐 오랜 기간 써먹고 싶은 생각이 강할 수밖에 없다.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은 "만약 김혜성에게 남아있는 물음표가 하나 있다면 그중 하나는 타격이 될 것"이라면서 "그는 이곳에 맞게 조정하고 있다. 스윙의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그 역시 이같은 변화가 자신에게 도움이 되고 보다 적응을 쉽게 만들어 앞으로 지속가능한 상태를 만들어줄 것으로 믿고 있다. 굉장한 수준의 기술적인 조정이 있는 것으로 안다. 빠른 구속과 볼끝의 더 많은 움직임에 대처하고, 우완이 좌타자에게 주로 던지는 커터와 체인지업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김혜성은 타격폼이 키움 시절과 상당히 많이 바뀌었다. 보통 오른 발꿈치를 들고 타격 타이밍을 맞췄는데 지금은 타석에 설 때 발을 지면에 완전히 붙이고 있다. 그리고 방망이를 들고 있는 손의 높이도 바꾸면서 최대한 평평하게 방망이를 배치한 채 타격을 준비한다. 메이저리그의 빠른 공에 간결하게 배트가 나오면서 대처하기 위함으로 보인다. 좌타자 몸쪽을 파고드는 커터에 대비하기에는 이 자세가 장기적으로 더 좋을 수도 있다.

메이저리그 수준에 적응하면서 바뀐 타격폼까지 적응하려니 당장은 성적이 나오지 않을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구단의 방침에 반기를 들 수도 없다. 김혜성도 장기적으로 자신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이런 변화가 옳다고 보기에 인내를 가지고 시범경기를 진행해야 한다. 다저스도 김혜성의 수치보다는 이런 타격폼 적응 속도를 유심히 살필 가능성이 높다. 타격폼만 잘 적응하면 앞으로 타격 성적이 더 좋아질 것이기에 지나간 타율은 의미가 사라진다. 그리고 김혜성은 이미 수비에서는 로버츠 감독과 구단, 그리고 동료들의 인정을 받고 있다. 로버츠 감독의 말대로 타격이 마지막 관건이다.

현지에서는 마이너리그 스타트도 예상하고 있지만 아직 결정된 것은 없다. 오히려 브랜든 곰스 다저스 단장은 김혜성의 능력을 칭찬하고 나섰다. 곰스 단장은 LA 타임스와 인터뷰에서 "이미 김혜성의 배트 투 볼 기술(콘택트를 의미)은 정말 훌륭하다. 이는 분명히 좋은 기초다. 공에 조금 더 임팩트를 주고, 오프스피드 투구를 더 잘 소화하게 된다면 상승 여력을 추가로 확보할 수 있는 여지가 있다"면서 "그의 모습을 볼 때 지금부터 개막일 사이의 로스터 결정이 어떻게 전개될 것인지에 대해서는 알 수 없는 부분이 많다. 우리는 그를 테이블에 올린 것에 대해 기대가 크다. 에너지와 수비력이 정말 인상적이었다. 그리고 워크에식도 뛰어나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한편 김혜성은 28일(한국시간) 열린 콜로라도 로키스와 시범경기에는 출전하지 않았다. 이날 다저스는 원정 경기를 떠났음에도 불구하고 무키 베츠, 프레디 프리먼, 마이클 콘포토, 토미 에드먼 등 주전 선수들 상당수가 경기에 나갔다. 다만 김혜성은 26일과 27일 이틀 연속 경기를 뛰었고, 26일은 원정 경기를 소화했기에 굳이 이날 경기에는 나서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다저스는 이날 타선이 5안타로 묶이며 0-2로 졌다.

3월 18일과 19일 일본 도쿄돔에서 도쿄시리즈(스포티비 중계)를 펼치는 다저스는 3월 1일 홈에서 LA 에인절스와 시범경기를 갖는다. 이날은 김혜성의 출전이 유력하고, 메이저리그 최고 스타인 오타니 쇼헤이의 첫 시범경기 출격이 예정되어 있어 큰 화제를 모을 전망이다. 하루를 쉬며 차분하게 머리를 정리한 김혜성이 1일 안타를 신고하며 살아나는 타격감을 보여줄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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