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6km 쾅' 한화 2군에 이런 투수가 숨어있었다니, 만루포 맞았지만…9라운드에 원석을 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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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대전, 박준형 기자] 6일 오후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에서 한화 자체 청백전 경기가 진행됐다. 한화 이글스와 한화 퓨처스로 팀을 나눴다. 퓨처스 투수 원종혁이 역투하고 있다. 2025.03.06 / [email protected]

[OSEN=대전, 이상학 기자]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의 새로운 홈구장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나온 비공식 첫 홈런은 만루포였다. 지난 6일 열린 퓨처스 팀과 자체 청백전에서 1루수 권광민(28)이 6회말 우중간 담장을 넘어가는 그랜드슬램으로 새 구장 첫 홈런의 주인공이 됐다. 

권광민의 홈런은 시속 153km 강속구를 공략해서 넘겼다는 점이 눈길을 끌었다. 이 공을 던진 투수는 퓨처스 소속 우완 원종혁(20). 구리인창고 출신으로 지난해 9라운드 전체 81순위로 한화에 입단한 2년차 투수다. 

이날 경기 결과만 보면 원종혁에게 악몽과 같았다. 6회말 선두타자 이진영에게 좌익수 키 넘어가는 2루타를 맞은 뒤 김태연을 유격수 땅볼 처리했지만 이원석에게 유격수 내야 안타를 내주며 주자를 쌓았다. 이어 문현빈과 풀카운트 승부 끝에 볼넷을 주면서 베이스를 꽉 채웠고, 다음 타자 권광민에게 초구 스트라이크를 잡기 위해 가운데로 던진 직구가 홈런으로 연결됐다. 

이어 황영묵에게 볼넷과 2루 도루를 허용한 원종혁은 임종찬을 2루 땅볼 처리했지만 그 다음 이재원 타석에서 폭투로 1점을 추가로 줬다. 이재원에게 우전 안타를 맞고 이도윤에게 볼넷을 내준 뒤 2사 1,2루에서 김종수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투구수 39개로 스트라이크(20개), 볼(19개) 비율이 비슷했다. 

[OSEN=대전, 박준형 기자] 6일 오후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에서 한화 자체 청백전 경기가 진행됐다. 한화 이글스와 한화 퓨처스로 팀을 나눴다. 6회 한화 권광민이 원종혁에게 만루 홈런을 날린 뒤 동료들의 축하를 받고 있다. 2025.03.06 / [email protected]

김종수가 최인호를 삼진 처리하며 추가 실점 없이 6회말을 끝냈다. 원종혁의 이날 성적은 ⅔이닝 4피안타(1피홈런) 3볼넷 5실점. 결과는 많이 아쉽지만 원종혁은 이날 1군 타자들을 상대로 자신의 강점을 확실하게 보여줬다. 트랙맨 측정에 따르면 원종혁의 이날 구속은 최고 시속 156km까지 나왔다. 24개의 직구를 던졌는데 평균 구속도 시속 152km까지 나올 만큼 지속성도 있었다. 

184cm, 92kg으로 단단한 체격을 갖춘 원종혁은 인창고 시절부터 140km대 중후반의 묵직한 공을 뿌리는 파워피처 유형이었다. 고교 3학년 때 시즌 후반으로 갈수록 구속이 떨어지면서 지명 순위가 9라운드까지 내려왔지만 한화는 다듬어지지 않은 원석으로 미래를 기대하며 그를 뽑았다. 

지난해 퓨처스리그 성적은 17경기(17이닝) 1승1패1홀드 평균자책점 9.53 탈삼진 12개. 사사구 14개(볼넷 9개, 몸에 맞는 볼 5개)로 제구가 크게 흔들렸지만 구속을 150km대로 끌어올렸다. 프로에 와서 체계적 훈련을 받으며 힘이 더 붙었다. 

[OSEN=대전, 박준형 기자] 6일 오후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에서 한화 자체 청백전 경기가 진행됐다. 한화 이글스와 한화 퓨처스로 팀을 나눴다. 6회 퓨처스 투수 원종혁이 역투하고 있다 2025.03.06 / [email protected]

올해는 일본 고치에서 치러진 퓨처스 캠프에서 최고 시속 154km 강속구를 꾸준히 던지며 연습경기에서 호투를 거듭했다. 그리고 이날 1군과의 청백전에도 등판 기회를 잡았고, 최고 시속 156km까지 던지며 숨은 잠재력을 보였다. 구속만 놓고 보면 한화의 최고 자산인 ‘파이어볼러 트리오’ 문동주, 김서현, 정우주 못지않다. 

물론 투수는 공 빠르기만으로 평가할 수 없다. 아무리 빠른 공이라도 제구가 안 되면 소용없다. 빠른 공과 함께 타자 배트를 유인할 수 있는 변화구도 하나쯤 완성도가 있어야 한다. 이날 원종혁은 투스트라이크 이후 파울로 커트 당하거나 볼을 던지며 불리한 상황에 몰렸다. 직구, 슬라이더(15개) 투피치에 제구마저 흔들렸으니 1군 타자들을 상대하기 어려웠다. 

여러모로 보완해야 할 게 많지만 이제 스무 살에 불과한 젊은 투수. 아직 잃을 게 없다. 신구장에서 호된 신고식을 치렀지만 앞으로 야구 인생에 좋은 경험이 될 수 있다. 1이닝도 못 버텼지만 156km 강속구는 쉽게 가르칠 수 없는 재능. 2020년대 들어 강속구 투수가 끊이지 않는 한화의 ‘파이어볼러 군단’에 또 한 명의 기대주가 등장했다. 9라운드 후순위에 쉽게 건질 수 없는 잠재력이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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