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N은 주장 아니다" 리더십 비난에도...손흥민 홀로 남아 감독 지켰다 "패배 후 터널에 1명밖에 없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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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고성환 기자] 고개를 들기 어려운 0-4 참패. 그런 뒤 토트넘 홋스퍼 선수단 중 입을 연 사람은 주장 손흥민(33) 1명밖에 없었다.
토트넘은 지난 7일 영국 리버풀의 안필드에서 열린 대회 준결승 2차전에서 리버풀에 0-4로 대패했다. 토트넘은 안방에서 열린 1차전에서 1-0으로 승리하며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 있었지만, 무려 4골을 허용하며 와르르 무너졌다.이로써 토트넘은 17년 만의 무관 탈출이 무산됐다. 토트넘은 통산 5번째 대회 우승이자 2020-2021시즌 준우승의 아픔을 씻어내려 했으나 결승 무대도 밟지 못하게 됐다.
토트넘은 2007-2008시즌 리그컵 우승 이후 단 한 번도 트로피를 들어 올리지 못했다. 이후 여러 번 우승에 도전했으나 매번 2위가 최고 성적이었다. 2016-2017시즌엔 첼시에 밀려 리그 2위에 머물렀고, 구단 역사상 처음으로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결승전에 올랐던 2018-2019시즌에도 리버풀을 넘지 못했다.
특히 리버풀전은 경기 내용도 처참했기에 더욱 충격이 크다. 토트넘은 90분 내내 유효 슈팅을 단 하나도 기록하지 못했고, 기대 득점(xG)도 0.18에 불과했다. 손흥민이 개인 돌파 후 강력한 슈팅으로 골대를 때린 게 유일한 득점 기회일 정도였다.


리버풀전 대패의 책임이 모두 손흥민에게 돌아가는 분위기다. 그가 주장으로서 흔들리는 팀 분위기를 다잡지 못했다는 것. 부주장 제임스 매디슨과 크리스티안 로메로 둘 다 부상인 만큼 손흥민이 강하게 선수들을 휘어잡아야 했다는 지적이다.
토트넘 출신 제이미 레드냅은 영국 '스카이 스포츠'를 통해 "선수들에게도 메시지가 전달돼야 한다. 파도가 끊임없이 밀려오고 있었다. 그게 걸어야 할 길이다. 선수들이 어느 정도 책임을 져야 한다"라며 "손흥민, 난 그가 주장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가 팀을 이끄는 모습을 한 번도 못 봤다. 팀이 고전할 때 그가 해주는 게 무엇인가?"라고 비판했다.
또한 레드냅은 "오늘 토트넘처럼 싸우지도 않고 몰락한 팀은 살면서 본 적이 없는 것 같다. 젊은 선수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든다. 제드 스펜스는 오늘밤 14개의 포지션을 소화했는데 이런 건 보지도 못 했다. 경험이 풍부한 선수들이 전혀 해내지 못했다. 몇 차례 저점이 있었지만, 오늘은 끔찍하다"라고 덧붙였다.
심지어 손흥민을 처분해야 한다는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영국 '기브 미 스포츠'는 '이적 제안을 들어봐야 할' 등급으로 평가하면서 "손흥민은 수년 동안 토트넘의 아이콘이었으며 의심할 여지 없이 그들의 역사상 위대한 선수 중 한 명이다. 하지만 손흥민은 조금씩 느려지기 시작했다. 공격 포인트 생산력이 과거에 비해 눈에 띄게 감소했다. 상황이 더 나빠지기 전에 그를 현금화할 때가 된 것 같다"라고 주장했다.

이처럼 주장 손흥민의 리더십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상황. 영국 '팀 토크'는 "손흥민의 번개 같은 속도와 치명적인 마무리는 더 이상 잘 보이지 않는다. 그가 주장직에 과도한 부담을 느끼는 것 같기도 하다. 손흥민은 여전히 토트넘의 절대적인 전설이며 아직 더 활약할 수 있지만, 예전만큼은 아니다"라고 분석하기도 했다.
그러나 손흥민의 리더십이 기대만큼은 아닐지 몰라도 현재 토트넘에서 손흥민만큼 책임감을 보여주는 선수는 없어 보인다. 왓포드에서 공격수로 활약했던 트로이 디니는 '더 선'을 통해 리버풀전 이후 느낀 점을 밝혔다. 패배 후 미디어 앞에서 입을 연 선수는 손흥민이 유일했다는 것.
디니는 "토트넘 선수들이 거울을 보고 모든 걸 바쳤다고 말한다면 그들은 거짓말쟁이다. 스스로 거짓말을 하고 있고, 팬들에게도 거짓말을 하고 있다. 그래서 거기에 있는 거다. 그들 중 몇 명이나 자기 실수를 인정할까? 내가 말하겠다. 바로 0명이다"라고 말했다.
또한 그는 "리더들은 어디에 있는가? 난 포스트 매치 인터뷰 내내 터널에 있었다. 선수는 단 한 명밖에 못 봤다. 그게 바로 손흥민이었다. 그 외에는 엔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다 했다. 그게 전부다. 베테랑 선수 중 한 명이 감독 대신 인터뷰를 맡았어야 했다"라고 증언했다.

디니는 토트넘의 '위닝 멘탈리티' 부족도 지적했다. 이는 위고 요리스와 안토니오 콘테 전 감독이 몇 번이나 언급했던 '무관 DNA'와도 비슷한 맥락으로 보인다. 토트넘을 거쳐간 이들은 이 팀은 우승하려는 열망과 의지가 없다고 말한 바 있다.
디니 역시 "토트넘은 지난주 브렌트포드를 꺾고 FA컵에서 우승한 것처럼 축하했다. 그리고 유로파리그에서 스웨덴의 작은 팀 엘프스보리를 꺾고 소셜 미디어에 '함께'에 관한 글을 올렸다. 지금 그 모든 게시물을 어디에 있나? 그들이 뭘 하는지 아는가? 그들은 달리고 두려워한다. 이건 토트넘뿐만 아니라 새로운 선수들에게도 문제"라고 힘줘 말했다.
이어 그는 "사람들이 지금 토트넘에 대해 이야기할 때 뭐라고 말하는가? 오, 정말 멋진 시설이네. 훈련장, 시설, 경기장은 월드클래스"라며 고개를 저었다. 토트넘에서 자랑할 건 역사나 현재 실력이 아니라 시설밖에 없다는 이야기다.
손흥민이 짊어지고 있는 책임감을 나눠서 부담할 선수도 필요해 보인다. 부주장 제임스 매디슨과 크리스티안 로메로가 부상으로 빠지긴 했지만, '토트넘 최고참' 벤 데이비스와 로드리고 벤탄쿠르, 이브 비수마 등 경험 있는 선수들은 충분히 있었다. 경기장 안팎에서 지원이 필요한 손흥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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