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열했던 장외 영입전, 삼성이 웃었다… 박진만이 뽑은 다크호스, 방출 선수 신화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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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오키나와(일본), 김태우 기자] 지난해 아쉽게 우승 문턱에서 좌절한 삼성은 올 시즌을 앞두고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얻은 최원태와 4년 총액 70억 원에 계약하며 커다란 전력 보강에 성공했다. 확실한 선발 로테이션을 구축하며 올해 팀 목표가 한국시리즈 정상이라는 것을 확실하게 보여줬다.
그런데 삼성은 FA 시장에서만 '영업'을 뛴 게 아니었다. 방출 선수 시장에서도 나름의 성과를 거뒀다. kt에서 방출된 외야수 홍현빈(28)을 영입했다. 그리고 그 홍현빈이 캠프에서 좋은 평가를 받으면서 삼성 외야 주전 경쟁에 가세했다. 큰 돈을 들이지 않고 전력 보강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샘솟는다.
홍현빈은 유신고를 졸업하고 2017년 kt의 2차 3라운드(전체 21순위) 지명을 받은 유망주 출신이다. 콘택트 능력, 빠른 발 등 여러 장점을 갖췄고 kt도 그런 홍현빈의 가능성을 꾸준하게 타진한 편이었다. 2017년 곧바로 1군에 데뷔해 8경기에 나섰고, 군 복무 기간을 제외하면 모든 시즌 1군에서 선을 보였다. 2020년 40경기, 2021년 43경기, 2022년 61경기, 2023년 44경기, 그리고 지난해에도 1군 28경기에 나갔다.하지만 확실한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며 만년 백업에 머물렀다. KBO리그 통산 238경기에서 타율 0.205, 8도루에 그쳤고, 결국 지난 시즌이 끝난 뒤 kt로부터 방출 통보를 받았다. 하지만 여기서 끝은 아니었다. 타 구단에서 홍현빈의 활용성을 유심히 살폈고, 복수 구단이 홍현빈 영입에 관심을 보였다. 꽤 치열했던 장외 신경전의 승자는 삼성이었다.
삼성은 홍현빈에 일찌감치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 2024년 시즌 중 트레이드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었다. kt에서 홍현빈의 입지가 좁아졌기에 풀어줄 것이라는 기대였다. 트레이드가 성사되지는 않았지만 방출 선수 명단에 들었다는 정보를 빨리 파악하고 곧바로 접촉했다. 영입전 승리의 비결은 꾸준한 관심, 그리고 빠른 결정이었다. 삼성 관계자는 "우리가 전화를 빨리 했다"라고 웃으면서 영입전 승리의 비결(?)을 밝혔다. 타 구단보다 더 빨리 접촉해 유니폼을 입혔다.
그런 홍현빈은 오키나와 2차 캠프까지 완주에 성공하며 박진만 삼성 감독의 눈도장을 받았다. 현재 삼성은 내야 주전 경쟁 구도는 어느 정도 결정된 상황이지만 외야는 변수가 있다. 중견수 김지찬, 우익수 구자욱과 함께 뛸 한 자리가 확정되지 않았다. 박진만 감독도 "외야 쪽 경쟁이 엄청 치열하다. 외야 쪽에 주전 두 명(구자욱 김지찬)이 확보되어 있고, 한 자리를 놓고 지금 5명이 치열하게 경쟁을 하고 있다"면서 "이번에 새로 들어온 홍현빈이 좋은 활약을 하며 가세했다"고 홍현빈도 주전 경쟁에 합류했음을 알렸다,
박 감독은 홍현빈에 대해 "실전용인 것 같다"고 만족감을 드러낸 뒤 "야구적인 센스도 있고 어느 정도 1군 경험도 있다. (훈련 때) 보여주는 그림보다는 실전에서 더 좋은 그림을 보여준다"면서 "지금 우리 라인업을 보면 그런 선수들이 필요하다. 우리가 홈런을 많이 치기는 하지만 타선 구성을 하다 보면 빠른 선수도 필요하고 출루율이 높은 선수도 필요하다. 그래야 장타가 나왔을 때 솔로가 아닌 분위기의 환경을 만들 수 있다"면서 홍현빈의 플레이스타일에 기대를 걸었다.

홍현빈의 연습경기 상승세도 계속되고 있다. 홍현빈은 2일 일본 오키나와 아카마 구장에서 열린 KIA와 연습경기에서 선발 2번 좌익수로 출전해 세 차례나 출루하며 팀 공격의 활로를 뚫었다. 3회 두 번째 타석에서 상대 외국인 에이스인 제임스 네일을 상대로 중전 안타를 쳤고, 5회 세 번째 타석과 7회 네 번째 타석에서는 볼넷을 골랐다. 박진만 감독이 원하는 딱 그 방향성을 보여줬다.
5회에는 1사 2,3루 상황에서 네일을 상대로 끈질긴 승부를 보여준 끝에 볼넷을 골랐고, 이는 구자욱의 역전 만루홈런으로 이어졌다. 주자가 불어났고, 홈런이 나왔을 때 1점을 더 보탰다. 박 감독이 말하는 올해 삼성 타선의 이상적인 그림이다. 홍현빈이 삼성의 외야에 자리를 잡으며 그간 터뜨리지 못했던 잠재력을 발휘한다면 방출 선수 성공 신화로도 이어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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