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봉 3천인데 자비로 미국행...등번호 021번 150km 육성 선수에게는, 연습 경기가 한국시리즈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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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타이거즈와 LG 트윈스의 연습경기가 열린 27일 일본 오키나와 킨 구장. KIA 구단 방송 중계를 위해 '대투수' 양현종이 마이크를 잡았다. 양현종은 "사실 이 선수의 등판을 너무 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양현종이 말한 선수는 등번호 '021'번의 투수 홍원빈. 육성 선수라 어색한 등번호다. 육성 선수가 1군 캠프에 와 중요한 실전에 던진다는 것 자체가 엄청난 일. KIA는 150km 넘는 강속구를 던지는 홍원빈을 '비밀병기'라고 소개하고 있다.
홍원빈이 열심히 공을 던지는데, 양현종의 말수가 점점 줄었다. 경기가 역전되고, 홍원빈이 기대만큼 활약을 해주지 못했기 때문이다. 양현종은 얼마나 안타까운지 "연습 때는 미트 찢어지는 소리가 난다"며 어린 후배가 더 잘할 수 있다며 연신 한숨을 쏟아냈다.

하지만 프로 세계는 녹록지 않았다. 선두 이주헌을 상대로 초구를 자신있게 던졌지만 안타. 중견수 김호령의 실책까지 나왔다. 무사 2루 위기. 경험이 부족한 선수들은 여기서부터 꼬인다. 계산대로 경기가 풀리지 않으면 당황하고, 긴장한다. 최원영의 희생 번트 때 당황하며 수비 송구 실책을 범했다. 무사 1, 3루. 여기에 포수 한준수까지 2루 송구 실책을 저지르며 홍원빈을 더 힘들게 했다. 3루 도루를 허용한 후 내야 땅볼 때 홈으로 '안드로메다 송구'를 해버렸다. 그리고 다음 타자를 상대로는 포수를 완전히 빗나가는 폭투까지 저질렀다. 1이닝을 채우지 못하고, 아웃 카운트 1개만 잡고 강판되고 말았다.

양현종은 "어려운 상황에서 야구를 잘해보겠다며 미국에도 다녀왔다. 정말 잘했으면 좋겠다"고 간절하게 응원했지만 홍원빈의 올시즌 첫 실전은 아쉬움만 남겼다.

연봉이 3000만원인데, 올해 초 동료들과 함께 미국 훈련을 떠났다. 연봉의 상당 부분을 써야하는, 어려운 결단이었을 것이다. 그렇게 노력한 선수가, 어렵게 잡은 기회에서 안타까운 모습을 보였으니 많은 이들이 함께 마음 아파하지 않았을까.
KIA도 육성 선수지만,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팀 기대주들과 함께 2년 연속 호주 리그에 파견해 실전 경험을 쌓을 수 있는 기회를 줬다. 그만큼 기대가 크다는 걸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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