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흥국생명과 IBK기업은행의 경기. 흥국생명 김연경이 서브 득점을 올린 후 환호하고 있다. 인천=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5.2.25/25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흥국생명과 IBK기업은행의 경기. 흥국생명 김연경이 서브 득점을 올린 후 환호하고 있다. 인천=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5.2.25/25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흥국생명과 IBK기업은행의 경기. 팬들이 김연경의 생일을 축하하고 있다. 인천=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5.2.25/[인천삼산=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삼산월드체육관에 가득 물결친 핑크빛 물결의 힘일까. '배구황제' 김연경의 라스트댄스, 흥국생명이 염원하던 우승에 한발짝 더 다가섰다.
흥국생명은 25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4~2025시즌 V리그 여자부 6라운드 IBK기업은행전에서 세트스코어 3대1(25-14, 18-25, 25-20, 25-21)로 승리했다.
이날 승리로 흥국생명은 올시즌 26승(5패)째를 기록, 승점 76점으로 정규시즌 1위 확정까지 승점 단 1점만을 남겨뒀다. 2위 정관장(승점 58점)이 26일 GS칼텍스전에서 패하거나, 오는 3월1일 흥국생명과 정관장의 맞대결에서 흥국생명이 승점 1점만 추가하면 정규시즌 1위가 확정된다.
25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흥국생명과 IBK기업은행의 경기. 경기장을 가득 메운 팬들이 열띤 응원전을 펼치고 있다. 인천=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5.2.25/반면 기업은행은 이날 패배로 12승19패, 승점 37점에 그대로 머물며 봄배구 탈락이 확정, 희비가 엇갈렸다. 기업은행은 이날 2세트를 따내며 최근 4경기 연속 셧아웃의 굴레는 끊어냈지만, 올해 들어 1승12패라는 불명예는 떨쳐내지 못했다. 4라운드 6전전패, 5라운드 1승(페퍼저축은행전) 이후 6연패로 주저앉은 상황. 5위 도로공사(승점 35점)에 역전당할 위기다.
올시즌을 끝으로 은퇴를 선언한 '배구황제' 김연경의 마지막 시즌이다. 이날 현장은 오는 26일 김연경의 생일, 그리고 눈앞으로 다가온 정규시즌 우승과 챔프전 직행을 자축하는 팬들로 매진됐다. 관중 6067명으로 올시즌 4번째 홈경기 매진이자 최다 관중을 기록하며 기쁨이 두배가 됐다. 과거 흥국생명에서 뛰었던 김나희와 박현주, 박은서도 현장을 찾아 기쁨을 함께 했다.
25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흥국생명과 IBK기업은행의 경기. 흥국생명 정윤주와 피치가 공격 성공 후 기뻐하고 있다. 인천=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5.2.25/김연경의 V리그 복귀 이후 4번째 시즌, 그 어느 때보다 우승에 가깝다. 흥국생명은 이날 경기전까지 10연승 파죽지세인 반면 2위 정관장은 부키리치, 3위 현대건설은 위파위가 부상으로 이탈했다.
경기전 만난 마르첼로 아본단자 흥국생명 감독은 "(1위가)확정되기 전까진 하던대로 매 경기를 준비하겠다. 스포츠에선 무슨 일이든 벌어질 수 있다"고 했다. 지난 2022~2023시즌 당시 도로공사와의 챔피언결정전에서 2승무패로 앞서다 사상 초유의 리버스스윕도 경험했던 그다.
"우리 선수들이 지난 두 시즌과는 다른 배구를 보여주고 있다는 점이 만족스럽다"면서도 "매시즌 부상 이슈가 있었다. 우리도 투트쿠의 부상으로 힘든 시간을 보냈다. 챔프전에는 베스트컨디션으로 임할 수 있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25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흥국생명과 IBK기업은행의 경기. 팬들이 김연경의 생일을 축하하고 있다. 인천=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5.2.25/김호철 IBK기업은행 감독은 "봄배구는 이미 끝났다. 남은 경기 전승은 불가능하다"며 허탈하게 웃었다. 이어 "봄배구 부담 없이 즐겁게 뛰길 바란다. 팬들을 위해서 끝까지 최선을 다하는게 프로"라며 "이소영은 본인도 답답해하는데, 6라운드에는 풀로 뛰게 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1세트는 흥국생명의 완승. 초반부터 김연경이 연속 서브에이스를 터뜨리며 리드한 끝에 손쉽게 따냈다. 기업은행은 무려 11개의 범실을 기록하며 자멸했다.
2세트는 기업은행의 반격. 1세트에 무득점, 범실 3개로 부진했던 빅토리아가 2세트에는 무려 12득점을 몰아치며 팀 분위기를 이끌었다. 최근 4경기 연속 셧아웃의 굴욕을 당했던 기업은행으로선 5경기만에 따낸 세트다. 반면 흥국생명은 어수선했다.
25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흥국생명과 IBK기업은행의 경기. 팬들이 김연경의 생일을 축하하고 있다. 인천=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5.2.25/3세트가 분수령이었다. 흥국생명은 투트쿠와 피치의 활약을 앞세워 세트 초반 5-0, 10-5로 앞서나갔다.
김연경과 김수지가 연달아 서브 범실을 범하며 흐름을 내줬다. 빅토리아의 맹폭에 12-13 역전을 당했고, 김연경의 오버넷 범실까지 나오며 15-18이 됐다.
진짜 힘은 이때부터였다. 김연경이 상대 흐름을 끊었고, 상대의 거듭된 범실로 18-18 동점을 만들었다. 김연경의 중앙 후위공격으로 승부를 뒤집고 흐름을 탄 뒤론 압도적이었다. 기업은행으로선 18-17로 1점 앞선 상황, 수비 도중 이소영과 김채원이 겹친 실수가 아쉬운 터닝포인트였다.
25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흥국생명과 IBK기업은행의 경기. 흥국생명 김연경이 서브 득점을 올린 후 동료들과 함께 환호하고 있다. 인천=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5.2.25/기세가 오른 흥국생명은 4세트를 시종일관 리드한 끝에 경기를 마무리지었다. 결정적 순간마다 '해결사' 김연경(20득점)이 빛났다. 경기를 끝낸 주인공도 김연경이었다. 투트쿠(20득점) 정윤주(13득점) 피치(10득점)가 고르게 뒤를 받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