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타석 13구 승부→1볼넷' 나쁘지 않았던 ML 데뷔전…그런데 김혜성의 자체 평가는 "빵점" 왜? [MD글렌데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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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글렌데일(미국 애리조나주) 박승환 기자] "안타도 아니고 희생플라이였는데"
LA 다저스 김혜성은 21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애리조나주 글렌데일의 카멜백랜치에서 열린 2025 메이저리그 시범경기 시카고 컵스와 홈 맞대결에 2루수, 8번 타자로 선발 출전해 1타수 무안타 1볼넷을 기록했다.
앞서 스프링캠프 기간을 통해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김혜성에게 많은 출전 기회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던 데이브 로버츠 감독은 21일 약속을 지켰다. 시범경기 첫 날부터 김혜성에게 2루수, 8번 타자로 출전할 수 있는 기회를 안겼다. 다저스가 오는 3월 18~19일 일본 도쿄돔에서 다른 팀들에 비해 일찍 개막전을 갖는 까닭에 시범경기도 일찍 시작됐으나, 이날 무키 베츠와 맥스 먼시, 테오스카 에르난데스 등 주전들도 대거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LA 다저스 2루수, 8번 타자 혜성 킴!"이라는 소개를 받고, 팬들의 뜨거운 환호 속에서 경기를 시작한 김혜성이 화면에 잡힌 것은 1회초. 1사 1루에서 컵스의 모이세스 발레스테로스가 친 타구가 2루수 방면으로 높게 떠올랐다. 이때 김혜성이 자신이 처리하겠다며 크게 소리쳤고, 군더더기 없이 타구를 잡아내며, 시범경기지만 메이저리그에서의 첫 번째 아웃카운트를 만들어냈다.
다만 첫 타석에서 결과는 아쉬웠다. 김혜성은 2-0으로 앞선 2회말 무사 2, 3루의 대량 득점 찬스에서 타석에 들어섰다. 안타 한 방이면 두 명의 주자를 모두 불러들일 수 있는 상황. 하지만 결과는 아쉬웠다. 김혜성은 컵스 선발 코디 포팃을 상대로 3B-2S에서 6구째 몸쪽 낮은 코스의 체인지업에 방망이를 내밀었는데, 이 타구가 방망이 끝에 걸리면서 3루수 앞으로 굴렀고, 결국 주자를 불러들이지 못하며 땅볼에 그쳤다.
하지만 이 아쉬움을 두 번째 타석에서 만회했다. 4회초 컵스 마이클 부시가 친 땅볼을 깔끔하게 막아낸 김혜성은 3-6으로 뒤진 4회말 2사 1루에서 컵스의 바뀐 투수 브래드 켈러와 맞붙었다. 켈러는 메이저리그 통산 38승의 투수. 현재 타격폼 수정의 과정을 밟고 있는 김혜성은 켈러의 볼을 커트도 해보는 등 3B-2S 풀카운트까지 가는 승부를 펼쳤고, 이번에는 7구째를 골라내며 볼넷으로 출루에 성공했다.

다만 이후 다시 타석에 들어서진 못했다. 5회초 수비가 시작됨과 동시에 다저스는 주전급 선수 대부분을 교체했고, 김혜성 또한 저스틴 딘에게 자리를 넘겨주고 그라운드를 빠져나갔다. 그리고 김혜성은 곧장 클럽하우스로 돌아와 경기에 사용했던 짐을 던져두고, 약 40여 분 동안 웨이트 트레이닝을 마친 뒤 빅리그에서의 첫 경기 소감을 밝혔다.
정규시즌은 아니지만, 메이저리그 유니폼을 입고 치른 데뷔전은 어땠을까. 김혜성은 "새로운 구장에서 새로운 분위기에서 하다 보니, 경기 전부터 재밌더라. 첫 경기였는데, 타구도 내게 오고 출루도 해서 아쉬운 점은 있지만, 재밌었다"며 라인업에 자신의 이름이 들어가 있었던 것에 대해서는 "보통 시범경기는 기회를 제공받는 선수들이 나가기 때문에 나갈 것 같았는데, 출전하게 돼 좋았다"고 데뷔전을 돌아봤다.
김혜성이 아쉽다고 표현했던 것은 득점권 찬스를 살리지 못했던 것에 있었다. 그는 "아무래도 결과가 중요하다. 첫 타석이 중요한 상황이었다. 득점권을 살리지 못한 것이 아쉬웠다. 그래도 두 번째 타석에서는 집중하는 부분이 나쁘지 않게 돼 그나마 다행이었다"며 "첫 타석에서는 무조건 희생플라이라도 쳐야겠다는 생각이었다. 안타도 아니고 희생플라이였는데, 그게 안 돼서 아쉬웠다"고 말했다.

그래도 이날 김혜성은 단 두 타석에 불과하지만 메이저리그 투수들의 공을 무려 13개나 봤다. 첫 타석에선 불리한 상황을 풀카운트, 두 번째 타석에선 볼넷으로 연결시킨 것은 분명 긍정적이었다. 그는 "메이저리그에서 스트라이크존을 보는 것은 처음이지 않나. 그러다 보니 조금 더 보려고 했는데, 공을 많이 보게 됐다"며 "메이저리그 투수들의 변화구는 조금 빠르게 꺾이는 느낌이었다"고 설명했다.
데뷔전이 긴장되진 않았을까. "한국과 수비에서 조금 다른 게 있었다. 삼진을 잡거나 아웃을 잡았을 때 내야수들끼리 공을 굴리는데, 이 부분에서 차이가 있어서 어리둥절해 있었지만, 긴장감은 크게 없었던 것 같다"며 "수비를 했을 때 해가 뒤에 있어서 그 부분에 대한 걱정도 없었다. 콜 플레이는 한국에서 관중분들의 소리가 크기 때문에 크게하는 데에 익숙해져 있다. 한국에서는 '오케이'라고 콜을 하는데, 여기서는 '아이 갓 잇(I got it)'이라고 하더라"고 웃었다.
"오늘은 타구 속도에 대해서 큰 차이는 못 느꼈다. 메이저리그 잔디가 워낙 좋다"며 "야구장이 엄청 시끄럽다가도 경기가 시작되거나, 상황이 벌어졌을 땐 엄청 조용하더라. 그래서 다른 의미로 집중이 잘 됐다"면서도 오늘(21일)의 활약에 점수를 측정해 달라는 요청에 "빵점이다. 나는 아쉬운 게 있으면 빵점을 준다"고 다음에는 기회를 놓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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