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준서는 왜 1군 캠프에 가지 못했나… 눈밖에 난 것 아니다, 김경문은 더 길게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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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호주 멜버른에서 1차 캠프를 마무리하고 있던 김경문 한화 감독은 14일부터 16일까지 열린 호주 대표팀과 연습경기 3연전 일정이 끝난 뒤 하나의 결정을 미리 예고했다. 오키나와에서 열리는 실전 위주의 2차 캠프에 예정보다 세 명 정도의 선수를 더 데려가겠다는 결정이었다.
오키나와 캠프는 실전 위주로, 호주 캠프에서는 경기보다 몸 만들기에 주력했던 주축 선수들도 대거 출전이 예정되어 있다. 많은 선수를 데려가 봐야 경기 수가 한정되어 있어 출전 시간을 보장할 수 없다. 비효율이다. 그래서 구단들은 2차 캠프에 가기 전 인원을 추린다. 한화도 그럴 예정이고, 또 그랬다.
하지만 김 감독은 훈련 성과가 좋고, 실전에서 싸울 줄 아는 모습을 보여준 일부 어린 투수들이 자꾸 눈에 밟혔다. 구단과 상의해 세 명 정도를 더 데려가는 것으로 결정했다. 한화는 1차 캠프에 참가했던 선수 중 김기중 한지윤 김건 최준서 이민재까지 5명은 고치 캠프로 보내 훈련을 이어 가게 하고, 이승현과 문승진은 2군 시설이 있는 서산으로 보낸다.이 결정에 유탄을 맞는 게 일본 고치에서 열리고 있는 2군 캠프에 참가 중인 선수들이었다. 성과가 좋고 컨디션이 좋은 1~2명의 선수들은 1군 오키나와 캠프로 합류할 가능성이 있었지만, 1군 캠프가 세 명의 선수를 더 남기면서 없던 일이 된 것이다. 실제 당장 고치에서 오키나와로 합류하는 선수는 없다. 추후 여지는 있지만, 이 승격 후보 중 하나로 평가됐던 황준서(20) 또한 고치에 머문다.
황준서는 2024년 팀의 1라운드, 그리고 리그 전체 1순위 지명을 받은 좌완으로 향후 팀 마운드를 이끌 재목이다. 데뷔 시즌이었던 지난해에는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36경기에서 72이닝을 소화했다. 2승8패1홀드 평균자책점 5.38의 성적이 기대에 못 미쳤을지는 모르겠지만, 신인 선수로는 결코 나쁘지 않은 출발이다. 김경문 감독도 황준서의 자질을 높게 평가하기는 마찬가지다.
다만 이번 1차 캠프에는 데려가지 않고, 2군 캠프로 보냈다. 더 장기적인 시선에서 황준서를 가다듬을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엄상백의 영입으로 선발은 다섯 자리가 모두 찼다. 황준서는 증량이나 웨이트트레이닝 등 몸을 더 만들 필요가 있다는 판단 하에 2군 캠프로 보냈다.
1군 캠프에 다시 부를 수도 있었지만 김 감독은 장기적인 시선을 유지하고 있다. 김 감독은 시즌 중 황준서를 활용할 시기가 반드시 찾아온다면서도 "급할 필요는 없다. 2군에서 공을 더 던지는 게 나을 수 있다"고 부르지 않은 배경을 설명했다. 오키나와 캠프에서는 외국인 투수부터 주축 선수들이 모두 던져야 한다. 개막 엔트리 승선이 예정된 선수들이 던질 시간도 빠듯하다. 황준서가 들어갈 공간이 별로 없다.

반대로 2군 캠프에서는 선발이든 불펜이든 원하는 만큼 충분히 공을 던질 수 있다. 성적이 중요한 시기가 아닌 만큼 2군에서 많은 공을 던지며 준비를 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런 과정이 잘 이어지면 1·2군 캠프가 모두 귀국한 이후에는 1군의 부름을 받을 수도 있다. 눈밖에 난 것이 아니다. 오히려 눈 안에 잘 담고 있다.
황준서가 2군에 머무는 가운데, 멜버른 캠프에서 두각을 나타낸 신인 선수 세 명은 오키나와로 간다. 1라운드 지명자인 정우주는 멜버른 캠프에서 최고 150km대 중반의 위력적인 패스트볼을 던지며 기대를 모았다. 호주 대표팀과 연습경기 결과가 좋지는 않았지만 과정 자체가 괜찮아 오키나와에서도 계속 실험을 거칠 것으로 보인다.
2라운드 지명자로 15일 호주 대표팀과 경기에서 2.2이닝 5탈삼진 퍼펙트 피칭을 선보이며 모두를 놀라게 한 좌완 권민규 또한 오키나와에 간다. 안정적인 제구력과 패스트볼 커맨드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보여줘 베테랑 지도자들인 김경문 감독, 그리고 양상문 투수코치를 깜짝 놀라게 한 주인공이다. 호주에서 최고 145km 수준의 공을 던진 만큼 오키나와에서는 더 위력적인 투구도 기대할 수 있다.
고교 졸업반, 대학 졸업반 모두 지명을 받지 못해 낙담했지만, 한화의 육성 선수 제안을 받아 입단한 뒤 놀라운 '월반'을 계속한 사이드암 박부성 또한 오키나와 캠프 명단에서 살아남았다. 육성 선수 신분이라 4월에는 1군 엔트리에 등록될 수 없지만, 추후 가능성을 보여줘 오키나와에서도 계속 실험을 거칠 전망이다.
한편 19일로 호주 멜버른 캠프를 모두 마친 한화는 20일 귀국해 인천공항에서 바로 오키나와로 가는 비행기에 갈아 탔다. 21일부터 훈련을 진행하고, 이어 실전 위주의 일정을 이어 갈 예정이다. 2월 22일 한신 타이거즈 2군, 23일 지바 롯데 2군, 25일 KIA, 26일 kt, 27일 SSG, 3월 1일 오키나와 전력(사회인), 2일 SSG와 경기를 치른다.
각 구단들이 연습경기 일정을 잡기 어려워 시즌 개막까지 충분한 경기를 소화하지 못할 것으로 우려하는 반면, 한화는 이미 호주에서 세 차례 연습경기에 이어 오키나와에서도 7경기를 하며 상대적으로 더 많은 경기에 뛴다. 김경문 한화 감독도 프런트의 발빠른 움직임에 대해 고마워하며 더 철저한 캠프를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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