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 사진에 기습 기권까지 '민폐왕' 산둥, 광주·울산·포항 모두 크나큰 혼란

본문

산둥타이산이 일주일 새 K리그 세 팀에 크나큰 혼란을 안겼다.

산둥은 2024-2025시즌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에서 꾸준히 민폐를 끼쳐왔다. 구단과 팬 모두 ACLE에서 잘못된 행동으로 AFC로부터 직접 징계를 받은 전력이 있다. 특히 산둥 팬들은 지난해 9월 센트럴코스트와 리그 페이즈 1차전에서 상대 선수들에게 물병을 투척하고 심판진에게 모욕적 언사를 날렸고, 10월 요코하마F마리노스와 리그 페이즈 3차전에서는 정치적 문구 걸개를 3개 이상 걸었다. 이에 AFC는 산둥에 총 24,000달러(약 3,457만 원) 벌금을 부과했다.

그럼에도 산둥 팬들은 반성하지 않았다. 지난 11일 광주FC와 경기에서 故 전두환 씨의 사진을 광주 팬들에게 내보였다. 전두환은 1980년 5·18 광주 민주화운동 당시 광주시민들을 상대로 학살극을 벌인 주동자이며, 이에 대한 일언반구의 사과도 없이 세상을 떠나 광주 시민들에겐 증오의 대상이다. 전두환 사진은 광주의 아픈 역사를 알지 않는다면 할 수 없는 조롱으로 고의성이 너무도 다분한 행위였다. 이에 광주는 AFC에 공식으로 항의했으며, 산둥 구단 측에서도 사과문을 게재했다. 해당 사진을 경기장에 갖고 들어간 팬은 평생 출입 금지 조처를 받은 건 물론 중국 공안에 구속됐다.



그런데 산둥은 그로부터 일주일 지나 다른 방식으로 또 다른 K리그 팀인 울산HD에 피해를 끼쳤다. 산둥이 울산과 ACLE 리그 페이즈 최종전을 2시간여 앞두고 돌연 기권을 선언한 것. 19일 AFC는 "ACLE 경기 규정 제 5.2조에 따라 산둥이 ACLE를 기권한 걸로 간주했다. 울산과 리그 페이즈 경기를 할 의사가 없음을 확인했다"라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울산은 오후 7시에 울산문수축구경기장에서 예정됐던 ACLE 경기를 치르지 못하게 됐다. 비록 리그 11위로 16강 진출이 좌절된 상황이었지만 홈에서 마지막에라도 승리로 반전을 도모할 기회마저 사라졌다. 또한 ACLE 경기를 준비하면서 소모한 자원이나 경기장 내 수익, 티켓 환불, 수당 등을 고려하면 그 피해는 더욱 커진다.

산둥의 기권으로 포항스틸러스는 '희망고문'의 주인공이 됐다. 직접적인 피해는 입지 않았어도 산둥 사태에 휘말렸다고 볼 수 있다. 포항은 기존에 9위로 리그 페이즈를 마쳐 16강에 오르지 못했으나, 포항보다 높은 순위에 있던 산둥이 기권을 선언하면서 극적으로 16강 진출권을 얻는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AFC의 후진적인 규정 때문에 상하이선화에 16강행을 내주고 말았다. AFC는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의 리그 페이즈 방식을 그대로 도입했지만, 관련 규정은 전혀 손보지 않았다. UEFA는 리그 페이즈 방식 도입과 함께 실격팀에 대해서도 세세한 규정을 마련했다. 기본적으로 실격팀에 의한 몰수는 한 경기에 한하며, 실격팀 발생으로 이전 경기 결과가 취소되지는 않는다. 실격팀과 대진이 잡혀있던 팀들은 '맞대결 예정이던 팀들의 시드를 고려해 같은 시드 팀들이 획득하는 평균 승점을 적용한다'라는 세부 규정도 있다.

하지만 AFC는 ACLE에 리그 페이즈를 도입하면서도 규정은 조별리그 시절 규정을 그대로 두는 실책을 저질렀다. AFC는 실격팀이 발생할 경우 이전 경기 결과도 모두 삭제한다. 조별리그 시절에는 공평하게 1경기씩 없애는 거라 큰 문제가 되지 않았는데, 리그 페이즈 특성상 12개 팀이 각각 7팀만 만나기 때문에 같은 규정을 도입하면 형평성 문제가 발생한다. 이번에 포항은 산둥전 승리가 사라지면서 7경기 승점 6점이 돼 8경기 승점 8점인 상하이선화에 밀려났다. 애초에 7경기 승점과 8경기 승점으로 겨루면 당연히 8경기를 치른 쪽이 유리하고, 산둥은 중국 팀이기 때문에 그들과 경기를 하지 않은 중국 팀이 이득을 취하기 쉬운 구조가 된다.

게다가 포항은 조호르다룰탁짐 원정 경기 전 새벽까지 호텔 바깥의 폭죽 세례 때문에 잠을 제대로 이루지 못해 또 다른 피해까지 보며 이중고를 겪었다. 포항은 폭죽 세례 및 ACLE 규정과 관련해 AFC에 공식 항의를 넣었으며, 조만간 결과를 받아들 예정이다.

사진= 울산HD 인스타그램 캡처, 광주FC 제공, 아시아축구연맹 인스타그램 캡처

관련자료

• 이전
  손흥민 메시랑 같이 뛴다? 토트넘 SON 대체자 찾는데 '혈안'…뮌헨 공격수 "완전이적 낙관적"

  작성일 2025.02.21 00:33
• 다음
  '충격' 재계약 안 한 이유 있었다! 토트넘, 올 여름 'SON 매각' 확정...英 매체 "다음 시즌 구상에 없어"

  작성일 2025.02.20 21: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