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D 감독도, 슈퍼스타도 김혜성에 싹 다 반했다… "이미 그에게 끌리고 있다" 호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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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타격과 수비 모두에서 과제가 많은 김혜성이지만, 다저스 동료들의 도움 속에 순조로운 스프링트레이닝이 진행되고 있다 ⓒ연합뉴스
▲ 김혜성은 올해 외야수로도 활용될 예정으로, 로버츠 감독은 중견수 투입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에 김혜성도 스프링트레이닝 기간 중 외야 수비에도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있다 ⓒ연합뉴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올 시즌을 앞두고 LA 다저스와 3년 보장 1250만 달러, 3+2년 최대 2200만 달러에 계약한 김혜성(26·LA 다저스)은 월드시리즈 우승팀인 다저스에서 스타 선수라고 할 수는 없을지 모른다. 올해 메이저리그 첫 시즌을 준비하고 있어 지명도가 낮은 데다, 다저스는 리그 최강의 스타 군단이다. 실제 김혜성은 현재 메이저리그 로스터에 거론되고 있는 선수 중 연봉이 가장 낮은 축에 속한다. 1000만 달러 이상을 받는 고액 연봉자가 득실한 팀이 바로 다저스다.

그런데 그런 김혜성이 다저스 스프링트레이닝의 주요 뉴스를 매일 장식하고 있다. 일찌감치 미국에 건너 가 현지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노력한 김혜성은 다저스 스프링트레이닝이 시작되자마자 전력 질주로 뛰어 나가고 있다. 원래 봤던 2루수나 유격수는 물론, 중견수 수비 훈련까지 하며 다저스의 유구한 슈퍼 유틸리티 플레이어의 계보를 잇기 위해 노력 중이다. 여기에 타격폼도 상당 부분 바꾸면서 바쁜 스프링트레이닝을 보내고 있다.

그런 김혜성의 재능과 성실함이 선수단의 인정을 받는 데는 채 며칠도 걸리지 않았다. 데이브 로버츠 LA 다저스 감독은 취재진을 만난 자리에서 김혜성의 비범한 운동 능력을 '극찬'하고 나섰다. 로버츠 감독은 "내가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더 강한 선수"라고 치켜세우면서 "우리 캠프에서 체지방이 가장 낮은 선수 중 한 명이다"며 몸에 대해 놀라움을 드러냈다. 로버츠 감독이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좋은 몸과 운동 능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팀의 주전 1루수이자 리그 최우수선수(MVP) 출신인 프레디 프리먼도 김혜성과 훈련을 같이 하며 그의 능력을 바로 알아챘다. 프리먼은 "그는 빠르고 운동 신경이 굉장히 뛰어나다"면서 "우리 팀에서 체지방률이 가장 낮다고 들었다"고 흐뭇한 시선으로 쳐다봤다. 훈련 중에는 팀의 주전 유격수로 김혜성과 키스톤 콤비 호흡을 맞출 무키 베츠 또한 여러 가지를 조언하며 힘이 되어주고 있다. 다저스 내에서 연봉이나 경력은 보잘 것 없을지 몰라도, 이미 많은 팀 동료들이 김혜성의 능력을 인정하고 도와주려 노력하고 있는 것이다. 기대 이상의 출발이다.
지난해 3월 열린 서울시리즈 전 연습경기에서 김혜성의 능력을 치켜세운 기억이 있는 로버츠 감독은 김혜성의 수비 능력에 주목하고 있다. 기본적으로 뛰어난 2루수이며, 여기에 여러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고 평가한다. 로버츠 감독은 "내 생각에 구기 종목에서는 그의 수비력만으로도 충분히 인정받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문제는 앞으로의 발전이다. 그에게 좋은 것은 무엇일까? 다저스에 좋은 것은 무엇일까? 지금 당장 대답할 필요는 없다"고 이야기했다. 점차 소화 포지션을 늘려가며 팀에 공헌할 수 있다는 것이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MLB.com)는 김혜성에 대해 "매일 라인업에 나갈 수 있는 선수(주전 선수를 의미)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면 김혜성은 2루수로 포지션을 잡을 수 있다. 이는 오프시즌 (기존 주전 2루수였던) 개빈 럭스를 신시내티 레즈로 보낸 다저스가 가장 해결하지 못했던 과제"라면서 "하지만 다저스가 그의 방망이에 대한 확신을 가지지 못한다면, 김혜성은 왼손 슈퍼 유틸리티로 활용될 수 있다"고 점쳤다.

김혜성도 어떤 포지션이든 팀이 원하면 최선을 다해 뛰겠다는 각오다. 김혜성은 "나는 한 포지션에 얽매이지 않고, 기회가 되는 모든 포지션에서 연습하고 있다. 감독님이 원하는 포지션을 맡기 위해 준비할 것"이라면서 다양한 포지션 소화가 자신에게 오히려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자신했다.

로버츠 감독은 올해 김혜성을 2루수, 3루수, 중견수로도 준비시킬 계획을 드러냈다. 2루수와 유격수는 익숙하지만, 중견수는 경험이 적고 3루수는 아예 없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하지만 김혜성이 그 몫을 수행할 수 있다면 다저스의 전술 운용폭이 넓어짐은 물론 김혜성도 더 많은 경기에 나설 수 있다. 처음에는 다소 혼란스러울 수도 있지만, 적응해서 자신의 능력을 보여준다면 가치가 크게 오를 수 있다. 다저스의 치열한 생존 경쟁을 버텨나갈 수 있는 원동력이 됨은 물론이다.

▲ 김혜성은 다저스 구단의 권유를 받아들여 타격 메커니즘 수정에도 나서고 있다. 김혜성은 평소 자신이 생각했던 부분이라면서 만족감을 드러내고 있다 ⓒ연합뉴스
▲ 공수 모두에서 정신 없는 스프링트레이닝이 지나가고 있지만 김혜성은 이미 팀 동료들과 성공적으로 융화된 모습이 칭찬을 이끌어내고 있다 ⓒ연합뉴스


타석에서도 수정 작업을 하고 있다. 생각보다 꽤 큰 폭의 변화다. 김혜성의 장·단점을 모두 분석한 다저스는 더 효율적인 타격 메커니즘으로 수정해 나간다는 구상이다. 김혜성은 "지금 타격에서 바꾸고 있는 부분이 있다. 그 부분만 제일 신경 쓰고 있다. 상체와 하체 동작을 다 바꾸는 중이다. 구단에서 모든 부분을 분석해주셔서 다 바꾸고 있다"면서 "아직 바꾸고 있는 단계라 많이 불편하고 어색한 부분이 있다. 연습을 많이 해서 빠르게 적응해야 할 것 같다"고 각오를 드러냈다.

KBO리그에서 뛰어난 콘택트 능력과 고타율을 보여준 김혜성이지만, 메이저리그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교정해야 한다는 데 동의하고 있다. 김혜성은 "장타 때문에 바꾸는 것이 아니다. 구단에서 보기에 문제점이 있으니까 보완해주는 것이다. 장타보다는 좋은 스윙을 갖기 위한 교정이라고 할 수 있다. 내가 야구를 하면서 문제점이라고 생각했던 부분이 분석 프로그램을 통해서 정확히 나오더라. 구단에서 연습 방법도 알려줘서 수월하게 따라갈 수 있는 것 같다"면서 "전부 다 바꾸고 있다. 스윙의 결도 바꾸고 있다. 야구가 확률의 스포츠이다 보니까 확률을 높이는 스윙으로 바꾸는 중"이라고 과정을 설명했다. 선수도 구단의 의도를 인정하고 있고, 이 의도가 자신에게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는 만큼 더 열의를 가지고 부딪힐 수 있을 전망이다.

애런 베이츠 다저스 타격코치는 김혜성이 기대 이상으로 변화를 받아들이며 발전하고 있다고 칭찬에 나섰다. 베이츠 코치는 "김혜성은 습득하는 능력이 좋고 몸도 잘 제어할 줄 안다. 지난 며칠 동안 몇 가지 조정을 했는데 빨리 바꾸는 모습을 보여줬다. 정말 인상적이었다"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선수단 적응도 빠르다. 훈련을 할 때 동료들과 큰 소리로 분위기를 이끌어가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로버츠 감독은 "무키(베츠)는 그와 함께 재미있게 훈련을 하고 있었고, 그를 위한 약간의 환경 조성이나 압박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포용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이미 그에게 끌리고 있다"면서 적응 노력을 인정했다. MLB.com은 "올 시즌 가장 큰 적응은 경기장에서 하는 일이 아니라 새로운 리그에서 뛰고 새로운 나라에서 살고 있다는 점일 수도 있다. 지금까지 그는 팀원들과 팬들 모두에게 환영을 받았고, 이는 그의 적응에 도움이 됐다"면서 김혜성의 순조로운 팀 적응기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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