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또 헛심만 썼다, "선발 5이닝만 던져주면"→6이닝 던져도 투수 4명 쓰고 역전패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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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승엽 감독 ⓒ곽혜미 기자
▲ 두산 왼손투수 이병헌은 지난해 리그에서 가장 많은 77경기에 등판했다. 2경기에 한 번 이상 나왔다는 얘기다. ⓒ 두산 베어스


[스포티비뉴스=잠실, 신원철 기자] 투수는 투수대로 쓰고 경기는 내줬다. 선발투수가 6이닝을 던졌는데 2이닝 동안 투수 4명을 투입하고 역전패. 흔히 말하는 '1패 이상의 피해'였다. 지난해 필승조였던 이병헌과 최지강이 리드를 지키지 못했다는 점 또한 뼈아프게 다가온다.

두산 베어스는 11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 시즌 첫 더그아웃 시리즈 라이벌전에서 2-1로 앞서다 2-5로 역전패했다. 최원준이 6이닝을 1실점으로 잘 막아냈는데 7회 경기가 뒤집어졌다. 이 과정에서 불펜투수 4명이 나왔다. 이병헌이 아웃카운트 없이 1점을 줬다. 최지강(⅔이닝 2실점) 김호준(⅔이닝 1실점) 박정수(⅔이닝)가 이어 던졌다.

7회 LG 타순은 문보경 오지환 문성주로 이어지는 좌타 라인이었다. 이들을 봉쇄하기 위해 올라온 이병헌이 스트레이트 볼넷 하나에 바로 교체됐다. 무사 1루에서 등판한 최지강은 문성주에게 안타를 내주더니 2사 후 박동원에게 역전 3점 홈런을 맞고 고개를 숙였다. 이후 등판한 김호준도 8회 주자 1명을 남겨두고 마운드에서 내려갔다. 그리고 다음 투수 박정수의 적시타 허용으로 자책점을 떠안았다.
두산은 지난해 리그의 트렌드를 이끄는 팀이었다. 투수 교체에서 그랬다. 2024년은 10개 구단을 통틀어 경기당 투수 사용이 4.91명인, KBO리그 출범 후 가장 많은 투수가 사용된 시즌이었다.

리그 평균 OPS가 0.772(역대 9위)에 달하는 타고투저 경향이 영향을 끼치기도 했지만 이보다 더 투수들이 고전했던 시즌이 8번이나 있었는데도 지난해만큼 투수 교체가 잦지 않았다.

지난해 두산의 경기당 투수 기용 수는 무려 5.36명이었다. 2015년 10개 구단 체제 이후 2024년의 두산만큼 많은 투수를 쓴 팀은 없다.

▲ 두산 베어스 김택연 ⓒ 두산 베어스


이병헌이 77경기에서 65⅓이닝을 투구해 SSG 베테랑 노경은(83⅔이닝)과 함께 가장 많은 경기에 나선 투수가 됐다. 홍건희가 65경기(등판 수 공동 16위), 김택연이 60경기(공동 25위), 이영하가 59경기(28위)에 나와 상위권에 포진했다. 이병헌을 제외하면 등판 수 최상위권에 있는 선수는 없었다. 그러나 40경기 이상 등판한 투수 56명 가운데 두산 소속이 7명으로 가장 많다는 점은 시사하는 점이 있다.

해석하기 나름이지만 지난해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었다고 볼 여지도 있다. 지난해 두산은 구원투구 이닝이 600⅓이닝으로 가장 많은 팀이었다. 외국인투수들이 계속해서 다치면서 대체 선발이 등판하는 경기가 늘어나고, 상대적으로 준비가 덜 된 투수들이 나오는 날에는 투수 교체가 잦아질 수 밖에 없었다.

그런데 올해는 경우가 다르다. 두산의 구원투구 이닝은 57이닝으로 7위다. 그런데 투수는 5.47명의 롯데 자이언츠(구원 56이닝)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5.12명을 썼다. 11일 경기는 선발투수가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했는데도 뒤에 투수가 4명이나 나왔다. 물론 위기가 오는데 벤치가 가만히 있어야 하느냐고 반문할 수는 있다.

이승엽 감독은 11일 경기 전 "이영하와 홍민규가 (연투로 인해)쉬는 날이기 때문에 등판할 수 없다. 우선 제일 중요한 것은 선발투수가 5이닝 이상 끌어주는 것이 포인트다. 잘 던지면 5이닝 이상 갈 거다. 그런데 5이닝 전에 내려온다는 것은 투구 수가 많거나 난타당하거나 한다는 얘기인데 그런 상황이 안 오면 좋겠다. 5이닝 이상 던져주면 좋겠다"고 했다. 불펜에 가용 인원이 줄어들었으니 선발의 이닝이팅이 필요하다는 취지로 들렸다.

최원준은 69구로 6이닝을 책임지면서 이승엽 감독의 기대에 부응했다. 그렇다면 두산 벤치에서 판단한 경기가 꼬인 시점은 어디였을까. 어쨌든 어떤 투수를 언제 기용할지 선택한 것은 벤치였다.

▲ 두산 최원준 ⓒ 두산 베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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