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치님 나오지 마세요" 온몸으로 거부한 강판…이것은 한화 156km 사나이의 승부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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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잠실, 윤욱재 기자] 재밌는 장면이었다. 투수코치가 교체를 하기 위해 마운드를 방문하려고 하자 투수는 온몸으로 거부의 제스처를 나타냈다. 그만큼 강한 승부욕을 표출한 것이다.
한화 외국인투수 라이언 와이스는 10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5 신한 SOL뱅크 KBO 리그 두산과의 경기에서 선발투수로 등판했다.
이날 와이스는 최고 구속 156km에 달하는 빠른 공을 앞세워 두산 타자들을 완벽하게 제압했다. 그가 7회까지 허용한 안타는 단 2개. 두산 외국인타자 제이크 케이브에게 맞은 안타 2개가 전부였다.
한화는 7-0 리드를 잡았고 와이스는 8회말에도 마운드에 올랐다. 완봉승도 노릴 수 있는 페이스였다. 그런데 와이스는 추재현에게 우월 2점홈런을 맞으면서 이날 경기의 첫 실점을 허용하고 말았다.그럼에도 와이스는 침착하게 투구를 이어갔다. 주무기인 슬라이더를 앞세워 박계범을 1루수 땅볼 아웃, 김기연을 헛스윙 삼진 아웃으로 잡으면서 상대에게 흐름을 내주지 않았다.
와이스의 투구수는 94개. 이때 한화 벤치에서 움직였다. 좌타자인 정수빈이 타석에 나오는 것을 대비해 좌완투수 김범수를 투입하기로 결정한 것. 양상문 한화 투수코치가 마운드에 올라가려고 하자 와이스는 온몸으로 거부의 제스처를 보였다. 와이스는 "더 던지고 싶다"라는 의사를 나타냈지만 결국 양상문 코치에게 공을 넘기고 마운드에서 내려와야 했다.
한화는 와이스에 이어 나온 김범수와 김종수 모두 무실점으로 막으면서 7-2 승리를 챙겼다. 이날 7⅔이닝 4피안타 무사사구 7탈삼진 2실점을 호투한 와이스는 올 시즌 첫 승을 신고했다.
경기 후 와이스는 8회 도중 교체된 상황에 대해 "단지 추재현에게 2점홈런을 맞은 것이 너무 아쉬웠다"라면서 "내가 승부욕이 많은 선수여서 마운드에서도 승부욕이 많이 발동된 것 같다. 2점홈런을 맞기는 했지만 그래도 이닝의 마지막까지 책임지고 싶었다. 그게 잘 되지 않아서 아쉬웠다"라고 말했다.


양상문 코치는 와이스에게 "수고했다"라고 격려했다. 와이스도 "사실 마운드에서 내려오면서도 아쉬웠는데 코치님께서 '수고 많이 했다. 잘 던져줘서 고맙다'라고 말씀해주셨다"라고 전했다.
마침내 부진의 터널에서 탈출한 모습이다. 와이스는 이날 경기 전까지 시즌 평균자책점이 6.89로 좋지 않았다. 그러나 이날 경기에서의 호투로 시즌 평균자책점을 5.40으로 낮추는데 성공했다.
"팀이 나를 많이 믿고 있는 것을 알고 있다. 지난 몇 경기에서 부진한 모습을 보였고 실망을 안기기도 했다"라는 와이스는 "그동안 부진한 모습을 보였기 때문에 이번엔 어떻게든 만회하고자 직구, 슬라이더, 스위퍼의 비중을 높였는데 그게 잘 됐고 팀이 승리해서 기분 좋다"라고 스스로 부진 탈출의 요인을 짚었다.
마침 이날 한화 타선도 장단 13안타를 몰아치고 역대 최다 타이인 1이닝 5도루라는 대기록도 세우면서 활발한 모습을 보였다.
와이스는 "우리 팀이 타격에서 부진이 있었는데 지난 대구 원정에서 9회에 역전하면서 타격감이 살아날 수 있는 터닝 포인트가 된 것 같다"라고 이야기했다. 한화는 지난 5일 대구 삼성전에서 9회초 문현빈의 역전 3점홈런에 힘입어 7-6 승리를 따낸 바 있다. 이번엔 두산과의 주중 3연전을 위닝시리즈로 장식한 한화는 꼴찌 탈출의 신호탄을 터뜨리며 중위권 도약의 가능성을 비췄다.
그야말로 못 말리는 승부욕을 보여준 와이스가 앞으로도 살아난 투구를 보여주고 타선도 함께 깨어난다면 한화의 반등도 결코 불가능한 일은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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