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그레디 오명' 치워버릴 수 있나… 드디어 터진 그 타구, 플로리얼 반격 시작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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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올 시즌 한화 야수진을 공·수·주 모두에서 업그레이드 시킬 것으로 기대를 모은 새 외국인 타자 에스테반 플로리얼(28·한화)은 시즌 초반 극심한 타격 부진 속에 흑역사를 만들어가고 있었다. 수비나 주루에서 'S급' 장점이 안 보이는 것은 그렇다 치더라도, 타격이 너무 부진했다.
가뜩이나 한화 타선이 팀 타율 1할대에 허덕이고 있는 상황에서 플로리얼도 비난을 피해가기가 어려웠다. 오히려 비난을 가장 앞에서 맞고 있는 형국이었다. 플로리얼은 시즌 첫 5경기에서 하나의 안타도 때리지 못하며 시작부터 위기를 맞이했고, 4일 삼성전까지 타율은 0.103에 불과했다. 자칫 잘못하면 1할 타율도 깨질 판이었다.그래도 외국인 타자고, 수비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있으니 뺄 수도 없었다. 주로 3번을 치던 플로리얼의 타순을 조금 아래로 내려주는 것 외에는 할 수 있는 게 없었던 셈이다. 플로리얼이 KBO리그 투수들의 공에 적응하고, 자기 타격 타이밍을 찾아 스스로 반등하는 것밖에는 기댈 게 없었다. 원치 않았던 기우제였다.
그 과정에서 한화 외국인 타자 역사상 최악의 선수 중 하나로 뽑히는 브라이언 오그레디의 이름까지 소환되는 등 경기장 안팎에서 수모를 겪었다. 2023년 한화가 장타를 기대하며 데려온 오그레디는 심각한 타율 저하 속에 22경기만 뛰고 퇴출된 선수다. 아무리 힘이 좋아도 방망이에 맞지 않는 데 어쩔 수가 없었다.

그만큼 플로리얼의 성적이 심각했다. 오그레디는 당시 시즌 첫 11경기에서 타율 0.174, 출루율 0.220, 장타율 0.217, OPS(출루율+장타율) 0.437을 기록했다. 8개의 안타를 쳤고, 이중 2개가 2루타였다. 플로리얼은 첫 11경기에서 타율 0.103, 출루율 0.222, 장타율 0.154, OPS 0.376을 기록했다. 오히려 첫 11경기 OPS만 놓고 보면 오그레디보다도 못했다.
11경기에서 친 안타는 단 4개였다. 그 4개 모두 사실 엄청난 타구들이 아니었다. KBO리그 공식 구속 측정 플랫폼이자 9개 구단에 트래킹 데이터를 제공하는 트랙맨의 집계에 따르면, 오그레디의 안타 4개 중 일반적인 기준의 배럴 타구(타구 속도 98마일 이상, 발사 각도 26~30도, 타구 속도에 따라 발사각 범주 확대)는 하나도 없었다. 심지어 근처에 간 타구도 없었다.
3월 27일 잠실 LG전에서 나온 첫 안타의 타구 속도는 시속 139㎞에 그쳤다. 늦은 타이밍에 맞은 타구가 포물선을 그리며 외야수 앞에 떨어진, 어떻게 보면 코스가 좋은 안타였다. 3월 28일 대전 한화전 안타 또한 타구 속도 107.2㎞의 빗맞은 타구가 역시 내야를 살짝 넘긴 케이스였다. 3월 29일 안타는 내야안타였고, 3월 30일 2루타(타구 속도 162.4㎞, 비거리 72m) 정도가 그나마 잘 맞은 타구였지만 배럴 타구의 범주는 아니었다.

그런 플로리얼이 5일 대구 삼성전에서 가능성을 내비쳤다. 이날 플로리얼은 KBO리그 데뷔 후 첫 멀티히트 경기를 완성했다. 첫 세 타석에서 모두 범타(유격수 땅볼-좌익수 뜬공-중견수 뜬공)를 기록한 플로리얼은 팀이 문현빈의 솔로포로 추격한 2-5로 뒤진 8회 네 번째 타석에서 좌중간 2루타를 기록하며 힘을 냈다. 이 2루타는 후속 타자 이진영의 투런포로 이어지며 더 빛을 발했다.
이 좌중간 2루타의 타구 속도는 시속 166.8㎞로 올해 플로리얼이 때린 안타 중 가장 빨랐고, 발사각 15.6도에 비거리 102.9m를 기록했다. 발사각이 높지는 않았지만 타구 속도가 그만큼 만회를 해 올 시즌 첫 배럴 타구의 범주에 들어가는 타구가 나왔다. 역시 장타가 나왔다. 기세를 탄 플로리얼은 9회 마지막 타석에서도 역시 비교적 잘 맞은 중전 안타를 치며 다음 경기를 기대케 했다.
관계자들은 플로리얼의 배트 스피드가 느린 것은 아니라고 분석한다. 존 안에 들어오는 공에 대한 콘택트도 나쁘지 않은 편이다. 선구안이 형편 없는 수준이 결코 아니라는 것이다. 다만 타이밍 문제가 있었다. 성적이 좋지 않다보니 뭔가 머뭇거리고, 존 안에 들어오는 공은 보이는데 제대로 맞히지 못하는 모습이 나왔다. 뒷그물로 가는 파울이 자주 나온 것도 이와 연관이 있다.
플로리얼은 최근 이 타이밍을 앞으로 당기기 위해 여러 자세를 실험하는 등 꾸준하게 노력했고, 5일 대구 삼성전에서는 그 노력이 조금씩 빛을 발하고 있었다. 다만 아직 타율은 0.136, OPS는 0.445로 바닥이다. 지금 성적은 플로리얼의 진짜 모습은 분명 아니지만, 성적을 내야 하는 냉혹한 바닥에서 핑계나 변명을 오래 들어줄 사람은 없다. 오그레디의 이름을 완전히 떨쳐버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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