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실 때마다 못 했는데…" LG 송승기, 부모님 앞에서 완벽투 "긴장 안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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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송승기. 연합뉴스
기대 훨씬 이상의 투구였다.

프로 첫 선발 등판이지만 긴장한 내색은 전혀 없었다. '5선발' 송승기(LG 트윈스)마저 쌍둥이 군단의 선발 야구에 힘을 실었다.

송승기는 27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뱅크 KBO리그 한화 이글스전 선발 마운드에 올랐다. 상대 선발은 2023시즌 신인왕 문동주. 그러나 송승기의 투구 내용은 전혀 뒤처지지 않았다. 이날 송승기는 7이닝 1피안타 1볼넷 5탈삼진 무실점을 남겼다. 송승기의 역투 덕분에 LG는 한화에 2-1로 승리했다.
이로써 LG는 개막 5연승을 달렸다. 요니 치리노스(6이닝 2실점), 손주영(7이닝 무실점), 엘리에이저 에르난데스(7이닝 무실점), 임찬규(9이닝 무실점), 송승기(7이닝 무실점)까지 5명의 선발 투수들이 36이닝 동안 단 2점만 허용했다.

경기 전만 해도 송승기에 대한 기대가 그리 크지는 않았다. 프로 첫 선발 등판이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올해 시범경기에서 2경기에 출장해 4⅓이닝 5피안타 3실점(2자책점) 평균자책점 4.15를 기록했다. 컨디션이 매우 좋다고 할 수는 없는 성적이다.

염경엽 감독은 경기에 앞서 송승기에 대해 "볼넷만 안 주면 좋겠다"며 고개를 저었다. 이어 "볼넷을 안 주면 충분히 승부를 해볼 만하다. 승기가 갖고 있는 직구, 커브, 슬라이더, 체인지업의 구종 가치는 분명히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3점까지는 지켜볼 것이다. 선발 투수들은 웬만하면 5이닝까지는 끌고 갈 것"이라고 예고했다.

인터뷰하는 LG 송승기. 이우섭 기자
막상 경기에 들어가니 송승기에 대한 걱정은 필요가 없어 보였다. 직구, 슬라이더, 체인지업, 커브, 포크볼을 섞어 던지며 까다로운 한화 타선을 요리했다. 이날 송승기의 최고 구속은 150km까지 찍혔다. 염 감독이 걱정했던 볼넷은 단 1개뿐이었다.

다만 승리 투수가 되지는 못했다. 송승기가 마운드를 지키던 7회까지 LG 타선에서 점수를 뽑지 못했기 때문이다. 아쉽게도 LG는 송승기가 교체된 후인 8회에 2점을 냈다.

송승기는 경기 후 승리 투수가 되지 못한 것에 대해 전혀 아쉬운 기색을 보이지 않았다. 송승기는 "저는 점수가 안 나서 승리 투수를 차지하지 못한 것보다, 그저 잘 던졌다는 게 마음에 든다. 만족한다"고 기분을 전했다.

이어 "시합 들어가기 전까지는 긴장이 조금 됐다. 막상 야구장에 나오니까 긴장이 별로 안 됐다"고 돌아봤다. 그러면서 "오늘만큼은 내 공을 던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좋은 결과가 있었던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7이닝 무실점 괴력투 펼친 LG 송승기. 연합뉴스
이날 염 감독은 1군 선발 마운드에 데뷔하는 송승기를 위해 배려를 했다. 송승기의 공을 받을 선발 포수로 이주헌을 투입한 것. 최고의 전력을 생각한다면 '국가대표 포수' 박동원이 출전해야 하는 게 맞다. 그러나 염 감독은 송승기가 원하는 공을 마음껏 던져볼 수 있도록 선배인 박동원 대신 후배 이주헌에 마스크를 씌웠다.

2002년생 투수와 2003년 포수의 배터리. 경기 중 어떤 공을 던질지는 함께 의견을 주고받았다고 한다. 송승기는 "(이)주헌이랑 어제 시합 끝나고 얘기를 했다. 서로 공부를 많이 했다"며 웃었다. 그러면서 "시합 전에 많은 얘기를 나눴다. 오늘 어떻게 던질지 얘기를 주고받았고, 처음부터 얘기한 대로 했다"고 돌이켰다.

송승기에 앞서 1~4선발 투수들이 워낙 좋은 성적을 냈다. 이에 대한 부담은 없었을까. 송승기는 "경기 전에는 5이닝을 던지면 좋다. 6이닝이면 더 좋다. 7이닝이면 성공이라고 생각했다"며 "한 타자, 한 타자를 승부하다 보니 7회까지 갈 수 있었다"고 말했다.

비록 1군에서는 유명한 선수는 아니지만 퓨처스(2군)리그에서는 엄청난 활약을 펼쳤던 선수다. 작년 상무 소속으로 20경기에 등판해 11승 4패 평균자책점 2.41 탈삼진 121개를 작성했다. 퓨처스 승리 1위, 평균자책점 1위, 탈삼진 1위로 트리플크라운을 달성했다.

LG 송승기. 이우섭 기자
LG 팬들은 잠실구장을 가득 메워 송승기의 프로 첫 선발 등판 응원했다. 이날도 2만 3750명의 팬들이 잠실구장 좌석을 모두 채웠다. 퓨처스에서 오랜 시간을 보냈던 송승기에게는 낯선 환경일 수도 있다. 송승기는 "막상 마운드에 올라가니 긴장이 크게 되지는 않았다"며 미소를 지었다. 이어 "그런 환경일수록 집중하자는 마음이었다. 최대한 잘 집중하려 했다"고 전했다.

송승기 부모님도 아들의 경기를 보기 위해 잠실구장을 찾았다. 송승기는 "제가 어렸을 때는 부모님이 경기장을 오실 때마다 잘 못 던졌다. 그래도 오늘은 다행히 잘 던졌다"며 뿌듯한 표정을 지었다.

자신에게 일찌감치 기회를 준 염 감독에게도 감사의 인사를 건넸다. 송승기는 "생각보다 빨리 저를 5선발로 확정 지으셨다. 제가 시범경기 때 결과도 안 좋았는데, 계속 믿음을 주셔서 감사하다"며 "믿음에 보답한 것 같다. 앞으로도 믿음을 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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