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질된 벤투 후임으로 '수원 삼성 레전드' 거론…"높은 기준 설정하고 있다" 긍정 평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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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김환 기자) 최근 아랍에미리트(UAE) 축구대표팀에서 경질된 전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 사령탑 파울루 벤투 감독의 후임으로 거론되고 있는 인물 중 반가운 이름이 보인다.

바로 '올리'라는 이름을 달고 수원 삼성의 핵심 수비수로 활약하며 수원의 1998시즌 K리그1 우승과 1999시즌 K리그1, 슈퍼컵, 리그컵 우승 주역으로 활약했던 코스민 올라로이우 감독이다. 

루마니아 출신인 그는 지난 2000년 수원을 떠나 당시 J리그1에 속해 있던 제프 유나이티드 이치하라로 이적한 뒤 그해를 마지막으로 선수 생활을 마쳤다. 이후 지도자로 변신한 올라로이우 감독은 자국 리그의 슈테아우아 부쿠레슈티를 거쳐 알힐랄, 알사드, 알아인, 알아흘리 등 주로 중동 구단들을 지휘했다.

2015 아시아축구연맹(AFC) 호주 아시안컵에서는 사우디아라비아 축구대표팀의 임시 감독을 지내기도 했고, 이후 중국 슈퍼리그의 장쑤 쑤닝에 몸담다 지난 2021년 샤르자FC에 부임한 이후 줄곧 샤르자를 이끄는 중이다.

UAE는 10년 이상 중동 무대에서 감독을 지낸 경험, 그리고 자국 프로리그의 명문 구단 샤르자에서 UAE 프레지던트컵 우승 2회 등을 차지한 올라로이우 감독의 능력을 높게 평가해 그를 차기 UAE 국가대표팀 감독 후보로 올려놓은 분위기다.



UAE축구협회는 지난 26일(한국시간) 공식 채널을 통해 벤투 감독과 그의 사단을 경질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지난 2023년 7월 UAE 지휘봉을 잡았던 벤투 감독은 약 1년 5개월 만에 사령탑에서 내려왔다.

경기를 이기고도 감독을 자르는 건 흔한 일이 아니지만, UAE가 벤투 감독을 경질할 만한 이유는 충분했다.

UAE는 벤투 감독이 사령탑에 부임한 뒤 참가한 첫 메이저 대회였던 지난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에서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39계단 차이의 축구 변방국 타지키스탄에 승부차기 끝에 패배해 탈락했다. 이어진 제26회 아라비안 걸프컵에서는 조별리그조차 통과하지 못했다.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 예선은 벤투 감독이 명예를 회복할 기회였다. 그러나 3차 예선에서 이란, 우즈베키스탄, 카타르 등 아시아의 강호들과 같은 조에 묶인 UAE는 8차전이 끝난 뒤 조 3위로 밀려나면서 월드컵 본선 진출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에 놓였다.

UAE는 특히 월드컵 3차 예선에서 2023 AFC 아시안컵 우승국인 카타르를 두 번이나 잡아냈지만 정작 실질적인 경쟁자였던 우즈베키스탄에 밀리면서 조 3위로 떨어졌다. 

지난 21일 열린 이란전 0-2 완패 역시 벤투 감독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을 키웠다. UAE는 이란이 선보이는 선 굵은 축구에 맥을 추리지 못했고, 이란의 간판 공격수 사르다르 아즈문과 모함마드 모헤비에게 연속 실점을 내주면서 무너졌다.



결정타는 북한전이었다. UAE는 26일 A조 꼴찌인 북한을 상대로 선제골을 만들고도 동점을 허용하며 경기를 어렵게 풀어갔다. 그런 UAE를 살린 건 후반 추가시간 9분에 터진 술탄 아딜 알아미리의 극장 결승골이었다.

일단 승점 3점을 따내기는 했으나, 이란전 완패에 이은 북한전 진땀승으로 인해 벤투 감독은 결국 UAE의 신뢰를 잃었다. 월드컵 본선 진출 가능성이 여전히 존재하지만 UAE가 벤투 감독을 내친 가장 큰 이유로 파악된다.

일각에서는 벤투 감독이 경질된 이유가 그가 UAE축구협회의 관계가 좋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바라보기도 한다.

UAE 매체 '알 칼리즈 스포츠'는 벤투 감독 경질에 대해 "우즈베키스탄과의 9차전까지 충분한 시간이 남아있다는 점을 생각하면 의문이 드는 결정"이라면서 "UAE축구협회는 벤투 감독의 대표팀 운영 방식에 불만이 있었다. 그들은 벤투 감독이 북한전에서 극단적 변화를 시도한 이상 그가 대표팀을 지도할 자격이 없다고 판단해 새 감독을 찾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고 주장했다.

벤투 감독의 경질 직후 많은 이름들이 UAE 축구대표팀 사령탑 차기 후보로 오르내리고 있다. 



중동 매체 '더 내셔널'은 27일 "리그 내부에서 데려올 걸 고려한다면 충분한 자격을 갖춘 후보가 많다"며 알와슬의 밀로시 밀로예비치 감독과 샤르자의 코스민 올라로이우 감독, 알아흘리의 파울로 소사 감독, 그리고 전 UAE 대표팀 감독인 마흐디 알리 감독이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가장 반가운 이름은 올라로이우 감독이다. 현역 시절 중앙 수비수였던 올라로이우 감독은 1997년부터 2000년 상반기까지 K리그를 대표하는 명문 구단 수원 삼성에서 뛰었던 인물로, 국내 올드 팬들에게는 나름대로 친숙한 이름이다.

1990년대 후반 수원 수비의 핵심이었던 그는 김호 감독이 지휘하던 수원에서 맹활약하며 두 번의 리그 우승과 두 번의 컵 대회 우승을 차지한 뒤 2000시즌 도중 일본으로 이적했다.

지도자의 길을 밟은 뒤에는 다수의 중동 구단을 비롯해 아시아 무대에서 준수한 지도력을 발휘했다. 알아흘리에서는 UAE 리그 올해의 감독상을 수상했고, 중국의 장쑤 쑤닝에서는 상하이 상강과 광저우 헝다를 꺾고 2020년 중국 슈퍼리그 우승을 차지하기도 했다. 



감독으로서도 한국과 연이 깊다. 올라로이우 감독은 알아흘리 시절 당시 전북 현대에서 수비형 미드필더로 뛰고 있던 권경원을 영입해 그를 아라비안 걸프 리그 최고의 센터백으로 만든 권경원의 '은사'다. 

현재는 샤르자에서 또 다른 한국 국가대표 수비수 조유민을 지도하고 있다. 공교롭게도 두 사람은 지난 20일과 25일 월드컵 3차 예선 7차전과 8차전에 출전해 김민재가 없는 대표팀의 후방을 책임졌다.

'더 내셔널'은 올라로이우 감독에 대해 "그는 샤르자에서 계속해서 높은 수준을 설정하고 있다"며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사진=샤르자FC / UAE축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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