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피치클록’ 시대 경기 시간 확 줄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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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범경기 첫 10경기서 세 차례 위반
국제대회 적응 위해 시간 더 줄여야
올해부터 도입된 피치클록이 9일 롯데 자이언츠와 KIA 타이거즈의 프로야구 시범경기가 진행 중인 부산 사직야구장 외야 관중석에 설치·운영되고 있다. 연합뉴스
롯데 자이언츠와 KIA 타이거즈의 2025 프로야구 시범경기가 열린 지난 8일 부산 사직구장. 9회 등판한 롯데 마무리 김원중은 지난 시즌의 장발 머리만 정리한 게 아니었다. 각종 투구 루틴을 줄여 간결한 동작과 함께 공을 뿌렸다. ‘탭댄스’라 불렸던 발 굴림 습관도 눈에 띄지 않았다. 투구 시간을 제한하는 ‘피치클록’의 정식 도입에 발맞춰 변화를 준 것이다.

김원중은 유독 투구 준비시간이 긴 투수 중 한 명이었다. 피치클록이 시범 도입된 지난해 위반횟수 1위(154회)였다. 오랜 기간 몸에 밴 버릇을 단번에 고칠 순 없어 동작을 줄이는 방법을 택했다. 포수와 사인을 교환하는 시간도 단축했다. 공 9개를 던진 김원중은 팀의 1점 차 승리를 지켜내고 세이브를 낚았다.

프로야구에 피치클록 시대가 열렸다. 10일 한국야구위원회(KBO)에 따르면 올해 시범경기 첫 10경기에선 총 세 차례 피치클록 위반이 나왔다. 투수는 주자 없으면 20초, 주자 있으면 25초 안에 투구해야 한다. 투수 노경은(SSG 랜더스)과 오원석(KT 위즈)은 한 차례씩 피치클록 위반에 걸려 1볼을 안고 타자를 상대했다. 타자는 피치클록 종료 8초 전에 타격 준비를, 포수는 종료 9초 전에 포구 준비를 해야 한다. 9일 경기에서 피치클록을 위반한 롯데 한태양은 1스트라이크 제재를 받은 뒤 타격을 이어갔지만 뜬공으로 돌아섰다.

현장에선 “확실히 경기 진행이 빨라진 느낌을 받았다”거나 “생각보다 시간이 넉넉했다”는 반응이 나왔다. 국제대회 적응을 위해 단계적으로 투구 제한시간을 줄여 나가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2023년 피치클록을 처음 도입한 미국 메이저리그(MLB)는 현재 투수가 15초(주자 없을 때), 18초(주자 있을 때) 안에 투구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KBO리그보다 엄격하게 적용 중인 셈이다. 대만프로야구(CPBL)는 지난해 피치클록을 도입했고, 일본야구기구(NPB)는 지속적으로 도입 검토 중에 있다.

피치클록 도입에 따라 제도나 시스템상 보완점도 나타나고 있다. KBO는 기존과 달리 투수가 한 이닝에 9개 미만의 공을 던지고 삼진 3개를 잡는 경우 공식 기록으로 인정할 것인지 논의하는 작업에 착수했다. 일부 선수는 피치클록 전광판을 구장마다 같은 위치에 설치해 식별이 쉽도록 하는 게 좋겠다는 의견을 냈다. 투·포수가 혼란을 겪어 시간을 지체하지 않도록 피치컴(사인을 교환하는 기기)은 오류를 줄여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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