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쳤지만, 아직 모르겠다" 로버츠, 김혜성 뭘 얼마나 잘 쳐야 하나? 남은 2경기에 도쿄행 판가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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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다저스 김혜성이 메이저리그 개막 로스터 진입에 청신호를 켰지만, 데이브 로버츠 감독은 여전히 고민 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AP연합뉴스김혜성은 3월 들어 출전한 7경기에서 타율 0.333으로 회복세를 나타내고 있다. AP연합뉴스[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메이저리그 개막 로스터 진입을 목표로 하고 있는 LA 다저스 김혜성이 시범경기 중반 이후 경쟁 분위기를 더욱 복잡하게 만들고 있다.

다저스의 8개 야수 포지션 중 주전이 정해지지 않은 곳은 2군데다. 2루수와 중견수. 그러나 주전이 사실상 확정된 토미 에드먼이 둘 중 하나를 맡으면 나머지 하나를 놓고 김혜성을 비롯해 크리스 테일러, 제임스 아웃맨, 앤디 파헤스가 경쟁을 하게 된다. 데이브 로버츠 감독은 기존 베테랑 유틸리티 키케 에르난데스를 일단 스타팅 포지션에서는 제외했다.

그러니까 2루수와 중견수가 모두 가능한 김혜성 입장에서는 주전을 놓고 1대4의 경쟁을 펼치고 있는 형국이다. 여기에 마이너리그 계약을 맺고 논로스터 초청 선수 자격으로 캠프에 참가한 유틸리티 내야수 데이비드 보디가 맹타를 터뜨리고 있어 변수로 작용할 수도 있을 전망이다.

만약 보디를 개막 로스터에 포함시킨다면 그는 벤치 멤버가 될 것이고, 그럴 경우 다저스는 40인 로스터에서 한 명을 빼야 하는데 이 또한 쉬운 문제는 아니다.

김혜성으로서는 주전이 문제가 아니다. 도쿄시리즈를 위해 꾸려지는 31명의 예비 명단에 포함되느냐, 나아가 26명의 개막 로스터에 이름을 올릴 수 있느냐에 관심이 모아진다.

LA 다저스 내외야 유틸리티 크리스 테일러. AP연합뉴스이런 상황에서 김혜성이 모처럼 영양가 넘치는 타격을 펼쳐 보였다.

김혜성은 10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애리조나주 글렌데일 캐멀백랜치에서 열린 애슬레틱스와의 홈 시범경기에 교체 출전해 1타수 1안타 2타점 1볼넷을 올리며 완벽한 타격을 뽐냈다.
3-6으로 뒤진 6회초 수비 때 유격수로 교체 출전한 김혜성은 7회말 첫 타석에서 적시타를 폭발시켰다. 다저스는 3-7로 뒤진 7회 1사후 데이비드 보디의 볼넷, 크리스 테일러의 우전안타, 2사후 대타 돌튼 러싱의 볼넷으로 만루 기회를 만들었다.

이어 김혜성이 이날 첫 타석에 들어섰다. 상대 투수는 27세의 우완 강속구 미첼 오타네즈. 김혜성은 7구째 몸쪽 높은 코스로 97.1마일(156.3㎞) 빠른 직구가 날아들자 가볍게 받아쳐 중견수 앞에 떨어지는 안타로 연결해 주자 2명을 홈으로 불러들였다. 발사각 21도, 타구속도 75.3마일, 비거리 227피트 안타로 김혜성이 이번 시범경기에서 주자가 있을 때 처음으로 터뜨린 적시타였다.

현지 중계진은 "김혜성의 타격이 훌륭했다. 몇 차례 파울을 걷어낸 뒤 볼을 골랐고, (8구째)패스트볼이 홈플레이트 위를 날아들었다. 이때 김혜성이 패스트볼에 배트를 정확히 맞췄고(adjustment), 제대로 맞아 나갔다"며 김혜성의 선구안을 높이 평가했다.

김혜성의 선구안은 두 번째 타석에서도 계속됐다. 5-7로 뒤진 9회말 2사 1루에서 끈질긴 선구안을 발휘하며 볼넷을 골라 출루했다. 대만 출신 우완 마이너리거 주앙첸중아오를 상대로 풀카운트에서 8구째 95.1마일짜리 가운데 높은 싱커를 볼로 골라냈다.

이로써 김혜성은 스프링트레이닝 13경기에서 타율 0.192(26타수 5안타), 1홈런, 3타점, 4득점, 4볼넷, 10삼진, 1도루, OPS 0.608을 기록했다. 2할대 타율이 목전이다.

김혜성은 3월 들어 적응력이 눈에 띄게 향상됐다. 지난 2일 샌프란시스코전 이후 이날까지 7경기에서 타율 0.333(12타수 4안타), 2볼넷, 3삼진, OPS 1.012을 마크했다. 2월 6경기에서 올린 타율 0.071(14타수 1안타), 2볼넷, 7삼진, OPS 0.259와 확연히 대비된다.

LA 다저스 제임스 아웃맨(왼쪽)과 데이비드 보디. 둘은 김혜성의 메이저리그 진입 경쟁자로 꼽힌다. Imagn Images연합뉴스이날 현재 경쟁자 4명의 시범경기 성적을 보면 테일러는 타율 0.241(29타수 7안타), 4득점, OPS 0.623, 아웃맨은 타율 0.192(26타수 5안타), 1홈런, 5타점, 4득점, OPS 0.713, 파헤스는 타율 0.217(23타수 5안타), 1홈런, 2타점, 3득점, OPS 0.656, 보디는 타율 0.429(28타수 12안타), 2홈런, 9타점, 7득점, OPS 1.234다.

아웃맨은 이날 4회 우중간 3점홈런을 터뜨리며 그동안 부진에서 벗어났다. 다만 상대 투수는 마이너리그 트리플A에서도 던진 적이 없는 투수다. 로버츠 감독의 불만이 해소된 것은 아니다. 로버츠 감독은 이날 경기를 앞두고 아웃맨에 대해 "캠프 초반 스윙에 힘이 붙었고 편해 보였다. 그러나 지금 그는 헛스윙이 많아졌다. 조급해졌는지는 모르겠지만, 편해 보이지는 않는다"고 평가했다.

이날 100% 출루한 김혜성에 대해서도 인색한 시선은 여전하다. 로버츠 감독은 이날 경기를 마치고 디 애슬레틱에 "오늘 김하성의 타격은 좋았다. 그러나 도쿄에 선수단과 함께 갈지에 관한 논의는 여전히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디 애슬레틱은 '다저스는 김하성이 마이너리그에서 시즌을 시작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그게 아니라면 애리조나에 남아 계속해서 바뀐 스윙폼에 적응하도록 하는 방안도 염두에 두고 있다'면서 '오늘 이번 시범경기에서 부진을 보이고 있는 두 선수가 고무적인 타격을 했다. 아웃맨은 스리런 홈런을 날렸고, 김혜성은 투스트라이크 이후 두 차례 파울을 걷어낸 뒤 90마일대 후반의 강속구를 받아쳐 2타점 적시타로 연결했다'고 전했다.

확실한 도장을 찍기 위해서는 일본으로 떠나기 전 남은 두 경기에서 확실한 타격을 보여줘야 한다. 마이너리그에서 시즌을 시작한다면 뎁스가 두터운 다저스에서 콜업 시점을 알 수 없다는 걸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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