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천만원 자비 들여 미국행→충격적 볼넷, 폭투 강판...그런데 "시범경기 계속 던져야"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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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KBO리그 KT 위즈와 LG 트윈스의 시범경기. LG 정우영이 숨을 고르고 있다. 수원=박재만 기자 [email protected]/2025.03.08/[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본인이 미국에 가서 배우는 선택을 한 것이니..."

프로 1군 경기에서는 보기 힘든 충격적인 투구 내용. 하지만 LG 트윈스 염경엽 감독은 충격 받은 티를 내지 않으려 애썼다. 그리고 기다려주겠다고 했다. 과연 '광속 사이드암' 정우영이 그 믿음에 보답할 수 있을 것인가.

정우영은 2019년 16홀드를 기록하며 신인왕을 차지하고 세상에 이름을 제대로 알렸다. 이후 155km가 훨씬 넘는 빠른 공을 던지는 사이드암 투수로, 리그 최강의 불펜 요원으로 자리매김했다. 2022 시즌에는 35홀드로 '홀드왕'이 되기도 했다.

하지만 이후 급격한 추락이다. 구속이 갑자기 떨어졌고, 이전의 위력은 사라졌다. "메이저리그에도 도전해보겠다"고 당차게 얘기했었지만, 지금은 LG 소속으로 1군에 살아남는 게 급선무가 된 상황이다.

8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KBO리그 KT 위즈와 LG 트윈스의 시범경기. LG 정우영이 역투하고 있다. 수원=박재만 기자 [email protected]/2025.03.08/2023, 2024 두 시즌을 사실상 날리다시피 했다. 팔꿈치 수술도 했다. 우여곡절이 많았다. 정우영은 승부수를 던졌다. 올시즌을 앞두고 자비를 들여 미국 트레드 애슬레틱스 트레이닝 센터를 찾았다. 구속을 찾기 위해, 투구 매커니즘을 바꾸기로 한 것이다. 다녀오는 비용만 수천만원이 든다.

스프링캠프에서는 평가가 괜찮았다. 하지만 첫 실전, 8일 KT 위즈와의 시범경기 등판은 악몽이 됐다. 프로 선수라고 보기 힘든 제구 난조를 보였다. 시작부터 김민혁에게 스트레이트 볼넷. 황재균을 상대로는 타자 등 뒤로 날아가는 공을 던지기까지 했다. 투심패스트볼이 그렇게 빠진다는 건 보기 드문 장면이었다. 그렇게 볼넷 2개, 폭투 2개를 기록하고 마운드를 내려와야 했다. 구속도 140km 중반에 그쳤다.

8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KBO리그 KT 위즈와 LG 트윈스의 시범경기. LG 염경엽 감독이 인터뷰를 하고 있다. 수원=박재만 기자 [email protected]/2025.03.08/염 감독은 정우영의 이 투구를 어떻게 봤을까. 염 감독은 "밸런스 문제"라고 잘라 말했다. 이어 "볼 7개를 던지며 시작했다. 볼만 10개 넘게 던지고 내려왔다. 사실 빨리 바꿔줘야 하는 상황이었는데, 상처를 받을까봐 더 지켜봤다"고 밝혔다.

염 감독은 이어 "미국에서 배운 폼이 아직 익숙지 않다고 보면 된다. 하루 아침에 될 일이 아니다. 짧은 시간 안에 완성하기는 쉽지 않다. 미국에 가는 선택은 선수가 한 것이다. 정우영 정도의 선수는 구단, 감독이 이래라 저래라 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염 감독은 시간이 필요하다고 했다. 지금 동료들은 전쟁터에 나가기 직전이다. 한가하게 밸런스를 잡고 있을 시간이 없다. 그러려면 아예 2군으로 내려가 시간을 두고 컨디션을 끌어올리는 게 나을 수 있다.

24일 오전 LG 트윈스 선수단이 인천공항을 통해 2차 캠프지 일본 오키나와로 출국했다. 출국을 준비하고 있는 LG 정우영. 인천공항=송정헌 기자[email protected]/2025.02.24/하지만 염 감독은 지금까지 LG 불펜진에서 공헌한 정우영에 대한 예우를 할 생각이다. 염 감독은 "시범경기에서도 계속 던져야 한다. 여기서 안 던지면 어디서 던지나. 갑자기 좋은 밸런스를 찾을 수 있다. 그래서 던져봐야 한다. 던지며 부족한 부분을 찾아야 한다. 정우영만큼 경험을 가진 선수가 우리 팀에 많지 않다. 나이도 어리고, 아직 자기 걸 되찾을 가능성이 충분하다. 올해 후반기든, 내년이든, 내후년이든 계속 잘하는 게 더 중요한 선수"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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